양강 박홍근·박광온, '명낙 대리전' 우려도…3차 결선투표 갈 가능성도
안규백·김경협·이원욱 맹추격 속 초재선 선택·결선투표 여부 등 변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5월 출범할 새 정부, 윤석열호를 견제할 제1야당 원내사령탑이 24일 선출된다.

172석으로 국회 절대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3~4선 민주당 의원 5명이다.

이들 중 양강을 구축하고 있는 후보는 '친이재명' 박홍근 의원(3선·서울중랑을·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당 을지로위원장)과 '친이낙연' 박광온 의원(3선·경기수원정·국회 법제사법위원장·당 사무총장)이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왼쪽) 및 박광온 의원.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양박끼리 맞부딪히면서 당 내부에서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경선에 이어 '명낙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맞선 안규백 의원(4선)과 김경협·이원욱 의원(3선)은 지지세를 규합하면서 맹추격 중이다.

누가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될지 변수로는 의원 숫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들의 움직임, 여러 의원 모임의 지지세 결집, 결선투표 여부 등으로 좁혀진다.

우선 투표 방식이다. 민주당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 공방과 과잉 경쟁을 막기 위해 교황 선출투표(콘클라베) 방식을 도입했다.

의원총회에서의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지지 후보가 없는 경우, 10% 이상(18표) 득표자들만 정견발표를 하는 2차 투표를 벌인다.

2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기는 후보가 나오면 원내대표로 선출되지만, 과반수인 후보가 없다면 상위 득표 1~2위 후보가 최종 결선 투표를 치른다.

3차까지 가게 될 경우 당내 계파별 합종연횡에 따라 1~2위가 바뀌면서 원내대표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계,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계이자 친문계, 안규백 의원은 정세균계,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계이자 친문계, 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로 꼽힌다.

세 대결에서는 당내 최대 계파인 '더좋은미래' 및 '민주평화통일을위한국민연대'에 소속된 박홍근 의원이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더좋은미래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기 회의를 열고 사전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이면서, 의원들의 개별 선택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대선 패배 후 세력이 약화됐지만 의원 모임 '민주주의4.0' 또한 누구를 밀지 관심이 쏠린다.

외부 변수 또한 두가지 있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오는 6월 지방선거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당선인이 향후 '여소야대' 국면 타개를 위해 검찰 수사를 동원한 정계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이에 맞서 강한 목소리를 낼 원내사령탑을 찾는 기류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원내대표감의 경우, 더 신중하고 당내 쇄신을 통해 단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가 적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24일 본보 취재에 "박홍근 의원과 박광온 의원 중 하나로 결정될텐데 의원에 따라 현 상황에서 최우선시하는 가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정부 투쟁을 원한다면 박홍근 의원을 택할 것이고, 당내 단합과 내부 단속, 당의 개혁을 원한다면 박광온 의원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박빙의 상황이라 2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본다"며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더욱 어렵다"고 전망했다.

몇시간 뒤면 국회 다수당의 사령탑이 결정된다. 막바지 의원들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