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L&B, 발포주 출시, 직접 만드나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라이벌 될까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신세계그룹의 주류유통전문기업 신세계L&B가 발포주를 내놓고, 여름 성수기 맥주 시장서 주류회사들과 경쟁한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이달 말 간담회를 열고, 우창균 신세계L&B 대표가 직접 발포주 출시와 관련 사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제품명과 알코올 도수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단순 수입판매인지, 직접 제조인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주류를 제조하려면 관련 면허를 획득해야 한다. 

   
▲ 신세계L&B가 운영하는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 청담점 내부 전경/사진=신세계L&B 제공


그럼에도 신세계가 처음 발포주를 선보인다는 것에 대해 주류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L&B는 와인수입을 주력으로 해 왔고, 그룹 계열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데블스도어’는 수제맥주 전문점이다.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소주에도 손을 댔지만, 적자 누적으로 5년 만에 접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탄주 위주의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낮은 도수의 다양한 주종을 가볍게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신세계도 발포주 출시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류시장 매출 비중의 변화가 주효했다. 과거에는 유흥채널이 60% 이상을 차지했다면, 코로나19 이후 가정용 채널이 역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과거 신세계의 소주사업 실패는 식당·술집 등 업소에 납품하는 도매업체 대한 영업력이나 노하우가 기존 주류회사들에 비해 부족했던 영향이 컸다. 발포주는 대형마트 등 가정용 채널이 주력인 만큼 이마트와 이마트24, 신세계L&B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까지 그룹 역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발포주는 맥류(맥아) 함량 비율이 10% 미만인 술로, 주세법 상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종량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맥주에 비해 세금이 낮다. 상대적으로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하이트진로 발포주 필라이트(왼쪽)와 오비맥주 발포주 필굿(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다만 국내 발포주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압도적인 선두다. 알코올 도수 4도인 하이트진로 ‘필라이트’는 2017년 4월 처음 나왔다. 출시 4년 5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누적 13억 캔 판매를 돌파했다. 1초에 9캔 꼴로 판매된 셈이다.

뒤이어 2019년 오비맥주가 ‘필굿’을 선보였지만,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와이너리까지 사들이면서 직접 제조에 나서고 있지만, 발포주는 기존 주류전문 회사들도 아직 대규모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는데 왜 선택했는지 의문이다”면서도 “발포주에 시설투자까지 했다면 신세계가 파이를 키워줄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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