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투자 성과 가시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한미약품에서 개발한 혁신 신약 두 개 품목이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매출액 대비 13~20% 규모로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해온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 한미약품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최근 FDA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한 신약허가신청서(BLA)를 재제출했다. 지난해 8월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한지 7개월 만이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지난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바이오 신약이다. 체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33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FDA의 심사 기간은 약 6개월 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됐던 FDA 현장 실사가 재개 되면서 허가 과정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롤론티스 허가 시점에 대해 "허가 심사 기간은 6개월로 예상돼 이르면 9월 허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에 대한 신약승인신청서(NDA)도 지난달 11일 FDA에 접수했다. 
포지오티닙은 치료 이력이 있는 HER2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포지오티닙의 경우 FDA로부터 신속심사 지정을 받아 오는 11월 24일에는 최종 허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임 연구원은 "현재까지 HER2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에 대한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어 2차 치료제로서 허가될 가능성이 크다"며 "2차 치료제 대비 허가 기준이 높은 1차 치료제에 대해서는 3상 진행 후 허가를 신청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 두 약물 모두 생산시설 현장 실사가 최종 허가여부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만 한미약품이 미국에 직접 진출을 하지 않고 스펙트럼과 손잡고 나서는 이유는 아직까지 국내 제약사들이 자력으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들이는 시간과 비용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 2022년은 연구개발(R&D) 결실 맺는 해

한미약품이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한 성과가 올해 가시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매년 지난해 연구 개발 투자 비용은 1325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13%를 차지한다. 2020년에는 매출액 대비 21%에 해당하는 2261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2019년 18.8%, 2018년 19%, 2017년 18.6%,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러한 투자는 제약사로서 연구개발에 주력해 인류 건강에 이바지하는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고(故) 임성기 회장의 집념이자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에 그치지 않고 올 한해 전문경영인들을 주축으로 신약개발 역량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임 전 회장의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단독대표를 맡고, 기존 전문경영인들을 주축으로 역량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은 "인간존중과 가치창조라는 확고한 경영이념에 따라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글로벌 리딩 헬스케어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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