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글로벌 수요 확대…씨에스윈드·삼강엠앤티·동국S&C 등 타워 제조업체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해상풍력 터빈 시장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각국 에너지전환 정책에 힘입어 풍력발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480GW 규모의 풍력발전 설비를 신규로 구축한다는 계획으로, 일본도 해상풍력 입찰제도를 변경하는 등 설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동부 연안에서만 100GW 상당의 발전설비가 조성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제주 한림·영광 낙월 등 14GW 안팎의 해상풍력 단지가 허가를 받은 상황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과 올해 말 발표될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25%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된 8MW급 해상풍력발전기./사진=두산중공업 제공
두산중공업은 5.5·8MW급 터빈 등으로 국내외 시장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바람이 강하지 않은 국내 환경에 특화된 블레이드를 활용한 것으로, 전남에서 시제품을 실증하고 있다. 

베트남 생산법인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 진출도 강화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풍력발전 용량을 현재 0.3GW 수준에서 2030년 18GW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지만, 중공업 사업장이 많지 않아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창원 본사에 풍력2공장도 구축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곳에서 해상풍력발전기 핵심 기자재로 꼽히는 나셀과 허브를 조립할 계획으로, 1공장을 합한 해상풍력발전기 생산력이 연간 30기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도 상하이전기윈드파워(SEWP)와 손잡고 국내에서 발전용 터빈 공장을 설립할 예정으로, 10MW급 터빈에 대한 KS 인증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 지역에서 해상풍력 연계용 초고압 직류송전시스템 실증을 마치고, 독자기술 기반의 재생에너지용 중압 송배전시스템(MVDC)을 확보하는 등 다각적인 수주도 노리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인도·중동 등 재생에너지 시장이 넓어지는 지역에서 터빈용 변압기와 무효전력 보상장치(스태콤)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프로젝트로도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될수록 간헐성·공급안정성 등의 문제가 커진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설비의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대일렉트릭도 미국 GE와 함께 국내 터빈 생산을 목표로 하는 등 8000억원 규모의 성과를 둘러싼 각축전이 예고된 상황으로, 씨에스윈드도 덴마크 베스타스와 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씨에스윈드는 앞서 베스타스 풍력타워부문을 인수했으며, 국내에서 풍력타워·블레이드·터빈 조립을 위한 생산시설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 씨에스윈드가 포스코 후판을 사용해 풍력타워용 구조물을 제작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제공

풍력발전 타워를 만드는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씨에스윈드는 터키·포르투갈·베트남 공장을 통해 유럽향 제품을 공급하는 중으로, 베스타스 미국공장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등 북미 진출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럽향 제품 생산력 확대를 토대로 수주잔고를 끌어올려 지난해 거둔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다는 전략이다.

삼강엠앤티는 SK그룹 편입·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신규공장을 위한 매립사업권 확보를 진행 중으로, 전라도 해상풍력 발전단지에서도 하부구조물 납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블루칩'으로 불리는 대만을 비롯해 유럽·미국발 주문도 늘어나고 있다.

동국S&C도 미국향 타워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육·해상 풍력타워를 만드는 포항공장도 올 하반기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천연가스 수급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풍력발전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으며, 오스테드를 비롯한 업체들도 국내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발전단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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