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금리 역전은 경기후퇴 전조...파월은 반박, 공격적 긴축 예고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국채 일부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발생, 미국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 사태 회복 이후 '재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현재 미 국채 단기 5년물 금리는 연 2.66%로, 초장기인 30년물 금리 2.64%보다 더 높아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5년물 금리가 30년물을 웃돈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달 초에도 5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이 발생했었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연합뉴스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일반적으로, '경기 후퇴'의 전조로 여겨진다.

경기 예측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10년물과 2년물과의 차이도 이날 0.15%포인트로, 연초의 0.92%포인트보다 대폭 축소됐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에 대응,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단기물 위주로 '투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이른바 '빅 스텝'을 예고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5월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당연히 코로나19 이후의 경기회복세도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장단기 금리 격차 축소 현상이 예전처럼 미국 경제의 '침체 진입' 신호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경기의 침체 리스크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러시아 발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으로 미 연준의 빅 스텝이 지속된다면, 악순환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영 흥국증권 연구원도 "단기간 내에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경제에 가해지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금리 역전이 곧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었다.

국채 수익률 곡선의 만기가 짧은 부분은 아직 평탄화(장단기 금리 격차가 좁혀진 것을 의미)되지 않고, 여전히 가파른 점에 주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경기 후퇴 우려에 흔들리지 않고, 공격적인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이에 대해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는 '예견된 경기 침체는 중앙은행이 대응하기 때문에 오지 않을 것'을 전망한다"며 "전월대비 물가상승률이 완화되면, 긴축 스탠스도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정책금리 마지노선은 1.6% 내외"라면서 "이 레벨을 넘어가면 장단기 역전 폭이 대폭 확대,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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