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고등훈련기·K-9 자주포·유도무기 등 선전 예상…기체부품 비롯한 민수부문 성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우크라이나 사태로 독일이 재무장에 나서는 등 글로벌 군비경쟁이 다시금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방산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방산 수출 70억달러를 넘어 100억달러 달성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말레이시아 방위산업 전시회(DSA)'에 참가했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행사로, LIG넥스원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130mm 유도로켓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 △함대공 유도무기 해궁 등의 무기체계를 선보였다.

   
▲ 말레이시아 방위산업 전시회 'DSA 2022'에서 LIG넥스원 관계자가 현지 군 관계자에게 무기체계를 소개하고 있다./사진=LIG넥스원 제공

동남아 지역 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대공무기체계를 소개하고, 신규 수출시장 확보를 위한 프로모션도 진행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올해 초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지역 방산전시회에 잇따라 참가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올해 4조원 상당의 수주 성과를 달성하는 등 매출 2조원·영업이익 1200억원 규모의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도 받고 있다. 외형 증가와 수출 비중 회복 및 첨단무기체계 강화가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이동통신·자율주행 분야 경쟁력 향상 및 혁신 스타트업 인수합병(M&A) 등 민수부문도 확대된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한화디펜스가 호주·이집트에서 K-9 썬더 자주포 비즈니스를 체결한 데 이어 최신 자주포 100여문 도입을 모색 중인 영국에 K-9A2를 제안하는 등 수출 확대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해 레오나르도 영국법인·피어슨 엔지니어링·수시 디펜스 등과 결성한 '팀 썬더'에 록히드마틴 영국법인이 합류하기도 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건설·항공우주 등 그룹 차원에서 호주 시장을 공략하는 것에 힘입어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 수출도 노리고 있다.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할 경우 5~10조원 상당의 수주 성과를 올릴 전망이다. 

일명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의 경우 한화시스템이 레이더 수주전에 뛰어드는 등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 7조원·영업이익 4000억원 규모의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체적으로도 항공기 엔진 부분 회복으로 국제공동개발사업(RSP) 손실이 민수부품 부문에서 상쇄되면 '고난의 행군'을 지날 것으로 보는 모양새다. RSP는 항공기 엔진 공동개발에 참여한 뒤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업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 2020년대 후반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사진=한화디펜스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수주잔고를 지난해 18조6000억원에서 올해 20조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국산 항공기 수출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미국 공군 전술기 및 해군 훈련기 등 T-50 고등훈련기 계열 항공기 세 자릿수 수주를 위해 록히드마틴과 협업하는 중이며, 말레이시아에서도 1조원 규모의 FA-50 수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FA-50에 달린 이스라엘산 기계식 레이더에 대해 말레이시아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으나, 오히려 이를 기회로 KF-21에 탑재될 전자주사식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소형화시켜 장착한다면 성능 개량 및 판로확대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향 T-50 수출이 반영되고, 아랍에미리트(UAE) 국방장관이 사천 본사를 방문해 T-50·소형무장헬기(LAH)·차세대 위성 개별 현장을 둘러본 것도 언급됐다. 업계는 이를 토대로 올해 KAI가 매출 3조원·영업이익 14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T-7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F-35 확산이 가속화되는 것도 T-50에게 호재"라며 "T-50은 이미 다수의 트렉레코드를 축적하는 등 빠르게 5세대 전투기 파일럿을 훈련시켜야 하는 국가들에게 가장 유력한 선택지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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