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물가 상승→금리 인상 가속→경기 회복 제약"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우리나라 '경기 둔화 위험'이 커졌다는, '정부 싱크탱크'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4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외 여건이 악화,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KDI는 지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와 대외 수요 개선세 약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으나, 2월과 3월에는 하방 위험에 대한 언급 없이 각각 "경기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원자재 가격 급등,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세 둔화 위험 신호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국개발연구원(KDI) 건물/사진=KDI 제공


KDI는 "2월에는 대면서비스업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됐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 대면 업종이 위축되며 소비 회복세가 주춤했으나 고용이 양호한 개선세를 지속하는 등, 부정적 충격이 과거의 확산 시기에 비해 작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는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와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심리가 크게 악화됐다"며 "무역 수지가 나빠진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향후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심리지수는 대부분 산업·업종에서 하락했고, 특히 수출기업과 전자·영상·통신장비·자동차 업종의 낙폭이 컸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3월 93에서 4월 83으로 10포인트 낮아졌다. 

비제조업 업황 BSI 전망 역시 불확실성 확대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3월 85에서 4월 81로 4포인트 내렸다.

KDI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으로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진 가운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이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올라갔다"고 전했다.

또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면 물가상승률이 높게 유지되면서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고, 경기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는 주요 경기 하방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10년 3개월 만에 가장 상승 폭이 컸고, 수출은 작년 같은 달 대비 18.2% 증가했지만, 무역수지는 1억 4000만 달러 적자였다.

KDI는 "3월 수출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유럽연합(EU·-2.0%)에 대한 수출도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심화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세계 경제 전반의 회복세가 제약되면서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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