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 하락…목표주가도 하향조정 이어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지난 7일 2022년 1분기 잠정실적 결과를 발표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52주 신저가까지 떨어져 ‘7만전자’마저 무너진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 매수에 돌입할 시점이라고 보는 낙관론이 있는 한편, 여전히 투자를 보류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함께 나온다.

   
▲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모습 /사진=미디어펜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은 곧 국내 증시 그 자체의 방향성과도 어느 정도 일치하기 때문에 그 관심은 비단 주주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 관심이 더욱 커진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실적이 무척 잘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 7일 장 시작 전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0.3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음은 물론 1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8년(15조6000억원) 이후 최대치였다. 아울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7.76% 증가한 77조원을 기록해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유지했다. 

그러나 ‘실적이 기대보다 좋으면 주가가 오른다’는 통념과는 달리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전혀 다른 파급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주가가 더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두 번째 이유다.

지난 7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73% 하락한 6만80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3943억원, 1673억원어치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8일인 이날에도 오후 들어 주가가 추가 하락해 6만8000원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오히려 낮추고 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서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종전 9만4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내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정보기술(IT)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개선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KB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이 지속될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도 목표주가를 10만1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떨어트렸다. 

여러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희망주가’로 통용되는 10만원보다 목표치를 낮게 잡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물론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처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치를 10만원으로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다 해도 차세대 먹거리와 비전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공격적인 미래 설계보다는 방어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주가는 현재보다는 미래의 기대감에 따라 움직인다”고 전제하면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보여줄 사업 비전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 최근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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