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지방 미분양 2만2936가구…이달 분양한 '대구역자이 더 스타'도 21가구 미분양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지방 부동산시장이 미분양 적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 정부의 규제완화 기대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등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매물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지방 한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미분양 가구 수는 2만5254가구로 집계됐다. 1월 2만1727가구에 비해 16.2%(3527가구) 증가한 가운데 이와 같은 미분양 물량이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방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만6201가구를 기록한 지방 미분양 가구 물량은 1월 2만402가구로 전월대비 25.9% 증가한데 이어 지난 2월 2만2936가구를 기록하며 12.4% 더 늘어났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전남의 올해 초 총 매물 수는 6000여건대를 보였지만 이달 8000여건대로 17% 가량 증가했다. 충남의 경우 1만8500여건에서 2100여건으로 약 13% 증가했다. 지방 광역시의 상황도 비슷하다. 부산은 11.6%, 대구 11.4%, 울산 11% 등 매물 수가 쌓이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서울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해 12월 54가구, 올해 1월 47가구, 2월 47가구 등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물 수도 올해 초 9만7000여건대에서 9만5000여건대로 1.6% 감소했다.

지방 청약 시장도 차갑게 식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113개로 이 가운데 23.1%에 해당하는 25개 단지가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8개 단지 중 20.5%에 해당하는 18개 단지에서 1순위 청약 미달이 발생한 것에 비해 2.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대구, 울산, 전북, 전남, 제주 지방에서 청약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인지도 있는 주택브랜드를 앞세운 단지들도 이 지역에서 청약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대구역자이 더 스타'는 청약 접수 종료 후에도 424가구 중 21가구가 팔리지 못하고 남았다. 대구역자이 더 스타 미분양 물량은 77㎡에서 모두 발생했으며 84㎡A과 84㎡C 타입의 1순위 청약에서도 각각 15가구, 22가구 미달됐다.

대구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부터 과잉 공급에 따른 미분양 적체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에서 올해 분양한 6개 단지 중 완판에 성공한 단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동부건설이 공급한 대구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의 경우 총 308가구 중 89%에 해당하는 275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와 같은 지방 부동산 미분양 적체는 최근 인수위가 부동산 해법을 마련하며 다주택자들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늘어나면서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위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개편 등을 추진하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서울 중심으로 커지고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비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 기대감이 강남과 대통령실 이전 이슈가 있는 용산구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다주택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되며 비교적 수요가 저조한 지방을 중심으로 한 매물이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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