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8일 동안 전국 12개 사업장 돌며 지지 호소
파업 투표 여부 고심 중…사측과 재협상 가능성 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삼성전자와 갈등 중인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홍보 투쟁을 진행한 가운데 파업을 감행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경영 환경이 안 좋은 상황에서 파업이 이루어질 경우, 노조를 향한 여론이 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12개 사업장을 돌며 직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 12곳은 서초, 수원, 기흥, 화성, 평택, 천안, 온양, 아산, 구미, 광주 등에 위치해 있다.

지난 6일 전국 순회 투쟁을 끝낸 노조는 현재 파업 찬반 투표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 교섭을 벌이며 임금협상을 해왔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앞서 노조는 △직원 계약 연봉 일괄 1000만 원 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 원)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격려금 지급(1인당 약 350만 원)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결정한 7.5%의 인상률을 고수 중이다.

이후 노조는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접수해 쟁의권 확보에 나섰고, 조정이 불발되면서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삼성전자 사업장 순회 홍보 투쟁에 나섰다. /사진=전국삼성전자노조 제공


다만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할 경우 노조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더군다나 전국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가 4500명 안팎으로 전체 직원 11만4000명의 4% 수준에 불과해 대표성에 대한 논란도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노조 역시 파업 여부를 투표에 부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과의 재협상을 우선순위에 둘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한편, 지난 달 18일 노조의 요청에 의해 경계현 대표이사와 노조의 첫 면담 진행됐다. 당시 사측은 “이번 자리를 소통의 기회로 삼아 쉽게 풀 수 있는 것부터 풀어가자”며 노조의 요구사항을 검토해 보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노조는 즉각적인 개선안을 요구했고, 최종적으로 제시한 2개의 안건을 검토해 3월 25일까지 개선안을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공문을 통해 “지금이라도 2022년 임금교섭을 통해 작년 임금 의제를 함께 논의하자”며 “노조가 2021년도 임금교섭에서 제시한 의제를 2022년도 임금교섭에 병합한다면 원활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노조는 당일 입장문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2021년 임금교섭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이자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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