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박한 가능성에서 드라마써가며 종편 골인

보수거대신문사가 아닌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종편채널을 따낸 매일경제가 이번 선정의 최대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초기 종편선정 이야기가 나올 때 유력사업자로는 조중동이 휩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현 MB정권창출의 1등 공신으로서 그리고 보수여론을 주도하는 메이저신문사로서 이들 모두 혹은 시장상황에 따라서는 이들 중 1개 혹은 2개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돌았었다.

3개를 선정하는 것은 광고시장에 맞지 않아 2개를 선정할 경우 탈락한 1개사에는 홈쇼핑이나 OBS를 준다는 얘기도 있었다. 결국 조중동만의 경쟁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런데 드라마틱한 상황들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매경이 스토리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애초에 선정방식은 방통위가 사업자수를 미리 결정하고 상위점수 사업자를 승인하는 비교평가가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매경이 준칙주의(절대평가)를 들고 나왔다. 일정점수이상 되는 사업자 모두에게 사업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토론회에서 구색맞추기위한 테마정도로 치부되던 이 논리는 조중동중 하나를 배척할 경우 탈락자가 정권의 안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었는지 방통위 심사방법에 채택되었다.

그리고 시민단체와 야당이 조중동종편반대를 줄기차게 주장하게 되자 조중동만 해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때 부터 다수선정설이 흘러나오면서 일부기자는 매경은 안해줄 수 없는 꽃놀이패라는 얘기도 했다.

매경의 선정은 간절함과 정성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매경은 최시중위원장이 해외순방시 자사부담이 큰 상황임에도 매회 취재진으로 참여하였다. 타매체는 멀다고 꺼려하는 남미순방에도 참여하는 성의를 보였다.

최시중위원장이 종편관련 브리핑을 하는 경우에도 방송사로서는 유일하게 생중계를 하였다.

또한 사업계획서를 접수할 때 타사들이 옮기기 힘든 캐비넷에 자료를 넣어 가지고 와서 관련 공무원들이 이를 옮기느라 애를 먹었으나 매경은 유일하게 바퀴달린 3단 고급서랍에 가장 방대한 14만5천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매경의 선정이 운이 좋거나 정성만으로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매경의 류호길종편추진사무국장은 "매경이 지난 2년간 종편을 위해서 탄탄한 준비를 해왔고 특히 7년간 MBN과 매경을 통해 신방겸영의 노하우를 얻은 것은 큰 자산"이라며 "종편에 선정된 것은 노력한 당연한 것이지 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선정이 공정한 평가의 결과라고 얘기하며 점수로서도 1-2위를 예상했으나 그렇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다고 전했다.

류국장은 사업계획서에 5백여명이 종편을 시작하는 것으로 제출했다며 현재 MBN 350여명에 신입과 경력직 등 150여명을 엔터메인먼트 분야에서 충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자본금은 투자의향서가 아닌 법적구속력이 있는 주금납입계약서에 의해 확보가 되어 3개월내 납입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매경의 선정이 힘들었던 만큼 기대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경와우, 서경, 머투, 토마토 등 유사보도채널과 증권정보,경제정보 등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구도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종편은 의무전송이고 연예오락,보도,스포츠 등 모든 편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정보에 있어 전통적 라이벌격인 한국경제를 경제보도전문채널 선정이후 한발 앞서있던 상태에서 종편선정으로 2발 앞서갈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또 종편사업자중 유일하게 현재 방송을 활발하게 하고 있어 차기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4개라고 하는 많은 경쟁자가 선정이 되었고 향후 스마트TV등의 신기술미디어의 등장도 예견되는 등 미디어 무한경쟁시대, 미디어빅뱅 시대로 진입하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