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분산투자란 자산을 효율적으로 분산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이는 전략으로, 현대 투자이론의 근간이 된다. 하지만 분산투자의 원칙을 잘못 이해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분산투자하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여러 주식에 나누어 투자하면 분산투자 원칙을 지킨 것으로 이해한다. 심지어 같은 산업에 속한 주식들에 나누어 투자하면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이는 올바른 투자 방법이 아니다.

분산투자에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시간에 대한 분산투자,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 그리고 종목에 대한 분산투자 원칙이 있다. 특히 저금리·고령화 시대에는 시간과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시간에 대한 분산투자는 나이, 소득, 위험성향 등을 고려하여 시기에 따라 위험자산을 분산투자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매월 위험자산 투자를 줄이고 예금 등 안전자산 투자를 늘리는 방법이다.

반대로, 젊고 임금 소득 증가가 예상될 때에는, 매 투자시기마다 위험자산 투자를 늘리는 전략이다. 선진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생애주기(life-cycle) 맞춤형 자산관리,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가 바로 투자시기 분산 전략의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는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분산투자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투자자산을 국내 주식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저금리가 계속된다면 주식·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자산보다 부동산, 인프라, 사모투자 등의 대체투자자산이 보다 매력적일 수 있다.

더불어, 해외 포트폴리오로 눈을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투자자들의 자국 내 주식편향투자 현상(Home-Bias Puzzle)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험 대비 높은 기대수익률을 원한다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 분산투자 원칙은 종목을 적절히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다. 이때 종목을 단순히 나누어 투자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여러 종목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무수히 많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 저금리·고령화 시대에는 시간과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진=SBS 방송 캡처
개별 종목 기대수익률들의 상관관계가 낮을수록, 즉 종목들 사이에 관련성이 낮을수록 분산투자 효과가 커진다. 예를 들어, 증권업종이 유망하다고 해서, 증권주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무수히 많은 종목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도 분산투자 효과보다는 비용이 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분산투자는 투자의 현인들의 꼽는 첫째 계명이다. 분산투자를 모르면, 투자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맞아 분산투자 원칙을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투자시기를 분산하고, 해외 자산과 대체투자 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종목을 나누어 투자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분산투자 원칙임을 인식해야 한다. [글/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