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구미현 지분 58% VS '흑자전환' 구지은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범 LG가(家)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었다. 58% 우호지분을 업은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을 상대로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왼쪽)과 현재 구지은 부회장(오른쪽)/사진=아워홈 제공


26일 아워홈은 입장문을 내고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원활한 지분 매각을 이유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 및 이사진 개편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명분 없는 경영 복귀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부도덕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 기만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창립자인 구자학 전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가 연합해 아워홈의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구 전 부회장은 구미현씨와 함께 자신들의 아워홈 보유 지분 총 58.62%를 동반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를 통해 매각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후 기업가치 파악을 위한 실사가 필요해 협조를 요청했지만 아워홈 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해 중립적인 경영진 구성을 위한 주총소집이 불가피했다고 구 전 부회장은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 48명을 선임하고, 기존 구지은 부회장이 선임한 이사 21명을 해임하는 ‘이사 및 감사의 해임과 선임’에 대한 안건을 정식으로 상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는 아워홈의 최대주주이자 실질적인 주인이 될 수 있다.

아워홈 임시 주총은 아직 개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신청서는 제출된 상태다. 통상적으로 3개월 내에 주총이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실질적으로 구지은 부회장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구 전 부회장 측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에서 아워홈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오는 5월 예비입찰을 받아 7월 말까지 낙찰자 선정을 완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임시주총 역시 당장 다음 달인 5월에 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아워홈은 보고 있다. 

아워홈은 이날 입장문에서 “경영진과 전 임직원은 2020년 창사 이래 첫 적자 이후 절치부심해 1년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1000억 원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난 2월7일 보유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난다고 발표한 이후 회사에 어떤 접촉도 없다가, 지난 4월8일 라데팡스파트너스를 통해 일방적으로 실사를 요청했다”며 “1만 직원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회사는 엄중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주주총회에서 오빠인 구본성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키고 5년 만에 아워홈 대표이사로 컴백했다. 

경영권 분쟁의 열쇠는 장년 구미현씨가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7년에도 한 차례 남매의 난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장녀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섰다. 이후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논란이 생기며 구미현씨가 구지은 부회장 편에 섰는데, 이번에 다시 구본성 전 부회장과 합심하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불리해졌다. 

업계에서는 구명진씨가 캘리스코 대표 자리를 받은 것과 달리 구미현씨는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해 다시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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