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 운용에 "지출 구조조정, 재정 건전성 회복"…'모빌사 이해충돌' 의혹에 "터무니 없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2일 정부 재정 운용에 대해 "팬데믹 때문에 특별히 했었던 조치를 좀 많이 다시 원위치를 시키는 것들을 조심스럽게 해야 할 때가 됐다"며 "빚을 얻는 건 대책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관련 질의에 "팬데믹 때문에 재정이 단기적으로 조금 압박을 받는 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한덕수 후보자는 "세수(稅收)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할 거냐는 국민 합의를 얻어야 한다"며 "세수를 조금 더 늘릴 수 있는 데는 늘릴 수 있는 부분을 해야 재정 건전성이 다시 회복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출의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제대로 들여다보면 줄일 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낭비성, 소모성을 줄이고 건전한 국가가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가 크면 세율을 올리지 않아도 세금이 더 들어오게 되어 있다"고 내다봤다.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5월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그러면서 "혁신을 민간주도로 좀 하고 정부와 민관이 역할을 분담하는 게 중요하다"며 "인플레도 일어나고 여러 가지가 일어나기 때문에 영원히 가져가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어느 시점에서 금융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평소에 재정을 건전하게 가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한 후보자는 "우리는 저출산에 재정이 압박을 받게 되어 있고 또 통일이 된다면 엄청나게 많은 재정수요가 필요할 것"이라며 "재정이 있어야 금융위기가 나도 최종적으로 그걸 마지막 보루로써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후보자는 과거 자신이 2013년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주최한 일왕 생일파티에 참석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질의하자 "무역협회 회장은 무역을 하는, 일본하고도 많은 무역을 하는, 그런 업체들의 조직이기 때문에 무역협회장은 그렇게 가는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

한 후보자는 "일본하고의 관계가 물론 여러 가지 어렵지만, 이런 과거사로 인해서 우리의 경제나 미래가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며 "전체적인 한일 관계가 조금 어렵지만 저는 지금도 무역협회장으로서는 그 행사에 가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여러 의혹은 언급하면서 큰 한방을 노렸으나, 한 후보자는 크게 당황해 하거나 답변하지 못한 것은 없었다.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5월 2일 국회 인사청문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과거 한 후보자 자택을 월세로 임대했던 미국 모빌사가 1996년 당시 석유개발공사가 주관한 해외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것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한 후보자는 "황당하고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한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 집에 세입자로 들어온 기업이 후보자가 차관으로 있던 통상산업부 등에서 온갖 특혜를 받았는데 본인이 모르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당시 한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주택을 미국 통신업체인 AT&T와 미국계 글로벌 정유사인 모빌사의 자회사 모빌오일코리아에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간 임대해 6억 2000만원의 임대 소득을 거둔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저 사람들이 저 때문에 특혜를 받았다면 증거를 대달라"며 "국민에게 아주 이상한 인상을 심어준다, 중개업소를 통해 그쪽이 제안한 금액에 따라 (임대계약)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업무나 공무에 있어 (모빌사에게) 특혜를 준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제 주택을 임대했으니 특혜를 줬다면 저는 이미 해고됐거나 감옥에 갔거나 둘중 하나일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