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지난해 증축을 마치고 ‘AK&’ 오픈한 수원의 터줏대감 애경과 롯데백화점의 팽팽한 경쟁구도가 ‘보행 육교’를 두고 벌어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애경(AK)이 수원역사와 롯데몰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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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AK&’, 롯데몰 수원 내부 |
지난해 11월 수원점을 오픈한 롯데백화점은 당초 수원역점과 수원역사를 두 건물 사이 버스환승센터를 매개로 연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환승센터 완공 일정이 2016년으로 연기되면서 수원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롯데몰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30억원을 들여 다리연결공사를 했다.
다리 완성을 앞두고 수원역사의 지분 84%를 보유한 AK가 제동을 걸었다. 애경은 AK네트웍스를 통해 수원역사 민자개발사업에 투자해 지분을 갖고 있고 역사와 연결된 AK몰도 운영하고 있다.
애경의 허가가 없으면 다리를 연결 할 수 없기에 5개월째 다리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애경 측은 2016년 말에 버스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철거할 육교를 짓기 위해 역사에 구멍을 내는 등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 회사의 기 싸움에 수원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됐다. 수원시 홈페이지와 롯데백화점 등에는 해당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쏟아졌다.
롯데몰 이용객들은 다리에서 수원역사로 직접 가지 못하고 양쪽으로 뻗어 있는 수원역 출구를 이용해 500여m를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육교를 통하면 100m 정도 거리인 롯데몰과 수원역을 돌아서 가기 위해 시민들은 최대 5배거리(560m)를 돌아가야 한다. 또 임시 보행로의 경우 거리도 문제지만 경사도 있어 유모차나, 장애인, 노약자 등의 이동에 불편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양사가 임시 연결 통로에 극심히 대립하는 것은 ‘매출’의 영향이 크다. 롯데몰 오픈 초기에는 인근 주민들과 고객들이 몰리면서 AK플라자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고객 불편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롯데몰의 매출도 줄어들었다.
오픈 이후 한 달 간 매출을 봤을 때 백화점 기준으로 AK플라자는 약 900억원을, 롯데몰은 약 48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원의 터주대감으로 지난 10년간 영업해온 애경이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상태에서 롯데몰로 수원역 유동 인구가 쉽게 유입되는 것을 도와줄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시민 불편 등을 고려할 때 수원시가 나서서 중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