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IAEA 사무차장 "핵탄두 소형화 단계 진입 실험 필요"
"플루토늄·우라늄 두 가지 유형의 모두 소형화 원할 것"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위해 최소 2~3차례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단계에 있고, 이를 위한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게 확실하다”며 “향후 최소 2~3차례 전술핵무기를 위한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일 보도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특히 “북한은 플루토늄과 우라늄 기반의 두 가지 유형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이 두 가지 유형 모두를 소형화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 설계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핵무기를 만들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와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를 각각 소형화하기 위해 7차 핵실험과 8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은 앞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를 시사한 이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에 나섰다. 

북한이 전술핵무기 실험을 통해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확보한다면 보다 적은 양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으로 더 정교하면서도 작은 핵탄두 제조가 가능하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계기 평양시 안의 대학생, 근로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2022.5.2./사진=뉴스1

이와 함께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의 전술핵무기 실험은 ICBM 개발과도 연관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여러 개의 핵탄두를 도입하고 ICBM에 장착하기를 원한다”며 “이는 핵탄두를 매우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핵탄두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운반수단에 장착 가능하도록 경량화와 함께 탄두 직경을 작게 하는 실험도 필요하다"면서 "최근까지 ICBM을 비롯한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을 이어온 북한이 다음 단계로 탄두에 장착할 전술핵무기 실험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선 "핵실험장 갱도 내부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판단이 어렵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아직 중요한 작업이 더 남은 것으로 보인다. 최소 몇 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6차 핵실험과 같은 규모의 핵실험은 어렵지만 전술핵무기 실험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이 전술핵무기의 완전한 무기화와 신뢰성을 검증하려고 한다면 현재 3번 갱도를 사용가능한 형태로 복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에 나선 상황에서 지난 2017년 9월 감행한 6차 핵실험 때의 약 250kt(킬로톤·1kt=1000 TNT 폭발력) 규모의 폭발은 불가능하지만 10~20kt 정도의 전술핵무기 실험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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