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에이슬', 롯데칠성 '순하리'
신세계 과일소주 제품 이름은 아직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신세계그룹이 동남아에서 ‘과일소주’로 소주사업을 재개한다. 앞서 진출한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와 함께 ‘K-소주’로 흥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주류 전문회사 신세계엘앤비(L&B)는 빠르면 이달 말 제주시 조천읍 제주소주 공장에서 수출용 과일소주를 생산할 예정이다. 동남아 주류 유통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생산하며, 알코올 도수는 12% 저도주다. 

신세계L&B는 올해 과일소주 1000만 병을 생산해 베트남과 싱가폴,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소주사업을 시작했지만, 기존 주류전문기업들의 영업력 등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 2021년에 사업을 접었다.

소주사업 복귀 아이템으로 과일소주를 택하면서 기존 제주공장 설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 한국 드라마나 음악 등 한류 붐이 일어 이른바 ‘K’자가 붙은 국내 브랜드에 우호적이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앞서 동남아에 진출한 기업들과 ‘K 과일소주’로 나란히 위치 선정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 하이트진로가 2020년 상반기 말레이시아 수도 쿠울라룸프르 업소에서 현지인 대상으로 자몽에이슬 등 제품 홍보하는 모습(왼쪽)과 롯데칠성음료가 동남아에서 현지인에게 처음처럼 순하리 시음 행사를 하는 모습(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하이트진로는 2015년 10월 ‘자몽에이슬’ 태국 수출을 시작으로 동남아 과일 리큐르 시장을 선점했다. 이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주변 동남아 국가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 해외에서 운영 중인 과일 리큐르 제품은 에이슬 시리즈 청포도·자몽·딸기·자두 총 4종이다.

롯데칠성음료도 2017년 동남아에서 ‘순하리 딸기’를 수출 전용제품으로 선보였다. 당시 베트남에서 소주 ‘처음처럼’이 연평균 약 27% 성장세를 보일만큼 인기를 끌자, 현지인들의 기호에 맞는 과일리큐르까지 제품군을 확장했다. 수출용 순하리 시리즈는 딸기에 이어 애플망고, 블루베리, 요구르트 등이 나왔다. 알코올 도수는 역시 12도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딸기가 고급 과일로 인식되고 있어 딸기향이 첨가된 ‘순하리 딸기’를 선택했다”며 “새로운 맛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현지 시장특색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관세청 통관자료에 따르면 과일소주의 해외 수출액은 2017년 195억 원에서 2021년 993억 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동남아 국가의 한국 과일소주 수입액 증가율은 그 외 국가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주요 9개국의 지난 5년 간 한국 과일소주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91%다. 그 외 수입국의 연평균 증가율인 27%의 3배 수준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설비 가동이나 비용 측면에서 신세계가 동남아 시장을 택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면서도 “동남아 현지에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뿐만 아니라 중소규모 우리나라 기업, 현지 업체들의 다른 과일소주들도 있다. 역시 기존 영업망들이 형성된 상황에서 신규 진출하는 신세계가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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