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성 뛰어나 해킹·도청 원천 차단 가능
높은 구축 비용·짧은 통신 거리 등은 한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13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양자 암호 통신 시장에 관련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이 연구·개발(R&D)에 열을 올리고 있어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국내 통신사 최초로 1km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 전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최장거리 기록이며, 무선 양자 암호 기술은 3사 중 KT만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통사들 중 관련 R&D에 가장 먼저 착수했고, 양자 암호키 분배·양자 난수 생성 기술을 갖고 있다. SK텔레콤의 양자 암호 기술은 지난해 12월 유럽 지역 전기 통신 산업의 표준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는 '갤럭시 퀀텀 시리즈'를 기획해 상품화에도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양자 내성 암호(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하기도 했다.

   
▲ 양자 암호 통신 원리 개요도./사진=SK텔레콤 제공

양자 암호 통신은 양자(Quantum)의 물리적 상태를 활용해 고안한 암호 체계를 의미한다. 이는 송신자와 수신자만 해독할 수 있는 만큼 해킹 또는 도청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뛰어난 보안성이 특징이다. 

양자 암호 통신은 채널을 구성하는 방식에 따라 유선과 무선으로 구분된다. 유선 방식은 고정된 지점 간에 광케이블을 연결해 양자 암호키를 생성하고 분배한다. 반면 무선 방식은 산악 지형 또는 도서 지역과 같이 광 케이블 설치가 어려운 곳 또는 UAM과 같이 광 케이블을 연결할 수 없는 비행체에도 양자 암호 통신 제공이 가능하다.

시장 조사 기업 BCC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 암호 통신 시장 규모는 2019년 3억4720만 달러(약 4419억8560만원)였으나 2024년 13억달러(약 1조6549억원) 규모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30.7% 수준이라는 분석도 따랐다. 이통사들이 양자 암호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단점으로는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도입 비용이 상당하며, 통신 가능한 거리의 한계 등이 꼽힌다. 양자 암호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통신 채널과 암호화 및 복호화 장비도 있어야 한다. 일반 통신선보다 구축 비용이 더 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 기술로는 구간별 전송 거리가 100km에 지나지 않아 이를 확장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자 암호를 적용하면 양자 컴퓨터가 해독하는데에도 수백년이 걸리도록 할 수 있다"며 "기술 발전에 따라 비용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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