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기존 사업장, '플랜튜드' 전환 검토
농심 '포리스트 키친'·CJ제일제당 '플랜테이블'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경쟁이 치열해진 비건 시장에 풀무원이 올해 공격적으로 나선다. 회사 슬로건이 ‘바른 먹거리’인데다, 대표 제품 가운데 하나가 ‘두부’인 만큼 자존심을 구길 수 없다는 포부다.  

풀무원의 생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는 1년 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인증 받은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Plantude)’ 1호점을 지난 20일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비건 레스토랑 인증은 1차 원료부터 조리도구, 메뉴까지 모두 비건 인증을 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경쟁사 농심도 지난 2월부터 ‘포리스트 키친’ 개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막상 레스토랑 오픈일은 풀무원이 일주일가량 앞섰다. ‘국내 식품기업 첫 비건 인증 레스토랑’ 타이틀도 풀무원이 가져가게 됐다. 

   
▲ 풀무원이 오픈한 국내 식품기업 첫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 1호점 입구 전경/사진=풀무원푸드앤컬처 제공


이우봉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는 “그동안 풀무원이 바른먹거리 대표 기업으로서 쌓아온 식품 제조 노하우와 외식전문점 운영 노하우를 살려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51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385억 원으로 16.2% 감소했다.

창사 38주년을 맞은 올해 ‘식물성 지향 식품’과 ‘동물복지 식품’ 등 크게 2개 카테고리를 주요 사업으로 실적 개선에 나섰다. 비건 간편식과 비건 레스토랑 등이 그 일환이다. 이번 플랜튜드 1호점 개장 후 소비자 반응을 데이터화 해 기존 운영 중인 외식 사업장을 점차 '플랜튜드'로 전환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다만 비건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공세도 거셀 전망이다. 국내 식품기업 첫 비건 레스토랑이란 별칭을 뺏기긴 했지만, 농심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은 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했다. 당초 지난 4월 말 오픈 예정이었던 일정을 이달 말로 미룰 만큼 거듭 심혈을 기울였다. 

포리스트 키친 총괄 셰프 김태형씨는 미국 뉴욕 전문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졸업 후 뉴욕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했다. 

농심은 독자개발한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도 본격 추진 중이다. 

   
▲ 농심의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이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지난 4월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정식 개장은 오는 5월27일./사진=농심 제공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단체급식까지 확장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선보인 ‘비비고 플랜테이블 만두’가 급식 등 B2B(기업간 거래) 메뉴로도 채택됐다. 단체 급식장 등 B2B 경로에서도 채식 메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CJ제일제당은 지난달부터 급식업체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총 12만 명이 플랜테이블 만두 메뉴를 맛봤고, 같은 달 22일 ‘지구의 날’ 모 대기업 전 사업장에 메뉴를 편성하기도 했다.

앞으로 CJ제일제당 B2B 사업본부 내 전문 셰프로 구성한 팀을 통해 플랜테이블 제품을 활용한 채식 메뉴를 지속 개발한다. 향후 기업이나 학교 등 단체 급식 정규 메뉴로 편성할 방침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올해 국내 채식 인구는 25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대체육 시장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체육 시장은 전년대비 약 35%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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