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IDQ와 공동 개발 추진…KCS·옥타코·비트리와 협업
"양자 보안 기술 생태계 구축…다양한 영역으로 시장 확대"
[미디어펜=박규빈 기자]SK텔레콤이 강력한 보안 기술인 양자 난수 생성(QRNG)을 국내 강소기업 기술과 융합해 국방·공공분야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SK텔레콤은 양자 정보 기술 자회사 아이디퀀티크(IDQ)와 함께 만든 양자 난수 생성 칩을 적용해 보안을 강화한 네트워크 장비 등의 제품을 케이씨에스(KCS)·옥타코·비트리 등 국내 기업들과 함께 개발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들 제품으로 국방·공공 등 매우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분야의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 양자 암호 원칩 개발 인포그래픽./자료=SK텔레콤 제공

사측 설명에 따르면 양자 난수 생성 칩은 예측 가능한 패턴이 없는 '진정한 난수'(True Random Number)를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만들어 낸다. 이를 통해 인증 등 보안이 필수적인 서비스를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대개의 '난수 생성기'는 진정한 의미에서 무작위인 진짜 난수(random number)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우 알아내기 힘든 초기 조건으로부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의사난수'(pseudorandom number)를 생성하지만 양자 난수 생성 칩은 이와 달라 보안성이 한층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T와 IDQ는 2020년 사물인터넷(IoT) 제품에 탑재할 수 있는 양자 난수 생성 칩을 처음 개발했다. 그 해에 이 칩을 세계 최초로 내장한 5G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을 삼성전자와 함께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후속작 '갤럭시 퀀텀2'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에는 세 번째로 '갤럭시 퀀텀 3'를 출시하며 3년 연속 '퀀텀' 시리즈 스마트폰을 시장에 선보였다.

또한 SK텔레콤은 "이 외에도 IoT와 차량용 사이버 보안(V2X)·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십 개 업체와 QRNG를 적용한 솔루션을 연구·개발 중"이라며 협력 중인 3개 강소기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SKT는 IoT 분야 첨단 보안 기술 전문 기업 KCS와 함께 '양자 암호 원칩'(Quantum Crypto Chip)을 개발하고 있다. KCS는 IoT 기반의 제품과 디바이스에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암호칩 'KE7'을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이 칩은 국가정보원 인증인 암호 모듈 검증(KCMVP) 전체 보안 등급 2등급을 획득했다. 국내 개발 암호칩이 받은 보안 등급 중에서는 가장 높다. SKT와 KCS의 공동투자·사업 개발 프로젝트는 KE7 암호칩에 양자 난수 생성 칩을 탑재한 '원칩'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양자 암호 원칩으로 △드론·경계형 카메라·영상·무전장비 등 국방 무기체계 사업 △철도망·한국전력공사 배전 시스템 등 공공기관 사업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IP카메라·자율주행차 보안 시장 등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김한직 KCS 상무(영업 총괄)는 "SK텔레콤과의 협업으로 보안 인증 과정을 단축하고 원가 비용 등을 낮춰 상품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초 상용화를 통해 국방·공공 시장 등에서 양자암호칩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지퀀트는 온라인 환경에서 ID와 비밀번호 없이 생체인식으로 개인 인증을 하는 기술인 FIDO(Fast IDentity Online)에 양자 난수 생성을 결합해 보안을 강화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지퀀트는 지난해 글로벌 FIDO 상호 운용성 테스트를 통과해 전 세계 FIDO 기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SKT와 옥타코는 이지퀀트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나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오피스 플랫폼과 연동하고, 미국 연방정부 인증 서비스를 비롯해 영국 공공의료 서비스인 국민보건서비스(NHS) 인증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인도의 주민등록제 격인 대국민 인증 서비스 '아다하르 프로젝트'를 겨냥한 인증장치를 개발해 글로벌 거대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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