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혜 인턴기자] 한결 포근해진 날씨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주말, 막판 벚꽃 나들이를 즐기는 연인들에 벚꽃 휴양지들은 인기의 절정을 맞고 있다.

봄의 상징인 벚꽃은 연인들의 데이트 필수 아이템이다. 이를 증명하듯 드라마에서도 팝콘 같은 벚꽃을 배경삼은 장면이 심심찮게 등장했다.

   
▲ SBS '신사의 품격' 화면캡처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는 엔딩 장면을 벚꽃으로 장식했다. 드라마의 제목처럼 모든 씬이 겨울을 연상하게 했던 것과 달리 마지막만큼은 이례적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곳에서 송혜교와 조인성은 조우했다.

SBS ‘신사의 품격’에서도 김하늘과 장동건의 첫 키스는 벚꽃 나무 아래 이루어졌다. 마치 눈처럼 흩날리는 꽃비에 두 사람의 설렘이 안방까지 전해졌다.

MBC ‘구가의 서’에서 이유비와 이승기의 키스신이 등장한다. 결국 이루어질 수 없었던 두 사람의 키스는 풋풋했지만 서글펐다. 그 외에도 MBC ‘앙큼한 돌싱녀’,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벚꽃 아래 키스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처럼 ‘벚꽃 아래서 키스’는 공식마냥 드라마에 등장한다. 제작하는 입장에서 일단 벚꽃만으로 분위기는 로맨틱해지고 영상미가 사니 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같은 벚꽃을 활용해도 유독 호평 받는 장면이 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신사의 품격’이 그렇다.

   
▲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캡처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시력을 잃은 재벌 2세 송혜교의 헤어진 오빠인 척 하며 접근해 돈을 뜯어내려는 사기꾼 조인성이 점차 송혜교에게 진실한 사랑을 느껴 변화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조인성은 극 중 78억의 빚을 지고 있었고 이를 갚지 못할 시 목숨을 잃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었다. 송혜교 역시 뇌종양 때문에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조인성은 결국 빚을 갚지 못했고 송혜교 역시 수술이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엔딩에서 송혜교는 더는 눈이 멀지 않았고 조인성은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 벚꽃나무 아래서 두 사람은 키스를 하며 사랑을 확인했다.

엔딩을 두고 추측성 말이 많았다. 완벽한 해피엔딩 같기도 했고 오히려 너무 완벽해서 두 사람의 상상이 만들어낸 산물 같기도 했다. 시청자에게 마지막을 대신 넘긴 마무리는 똑똑하고 영리했다. 벚꽃은 엔딩의 주요한 역할을 했다. 흩날리는 벚꽃의 비현실적 아름다움은 행복한 주인공들과 어울려 두고두고 호평을 받았다.

‘신사의 품격’에서 벚꽃은 김수로에게만 향해있던 김하늘의 마음을 장동건에게로 돌리는 수단으로 쓰였다. 수놓은 듯한 벚꽃 아래서 기습적으로 장동건은 김하늘에게 키스했지만 뺨을 맞기는커녕 김하늘은 수없이 장동건과의 키스를 떠올리며 얼굴을 붉혔다. 두 선남선녀를 이어주는데 큰 구실이 된 벚꽃키스는 이어 수많은 썸남썸녀들의 명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