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 헤비 유저 제외 18~21GB 수준
SKT·KT·LGU+, 1Q 영업익 총합 1조3203억…전년비 20.7%↑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서민 통신비 부담 절감 차원에서 정부가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기로 했다. 올해 3분기부터 중간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는 당국의 도입 의지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에게 중간 요금제 출시를 요구하는 것은 5G 요금제중 이용자들이 가장 흔히 쓰는 월 20~100GB(기가바이트)대의 상품 구성이 부실하다는 점 때문이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SK텔레콤·KT·LG유플러스 로고./사진=각 기관·회사 제공

5G 이용자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3~27GB, 상위 5%를 제외할 경우 18~21GB 수준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정작 이에 해당하는 요금제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불만이 소비자 단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통신 3사의 현행 5G 요금제들 중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10~12GB(5만5000원)과 평균의 5배 수준인 110~150GB(6만9000~7만5000원)는 존재하나, 널리 쓰이는 중간대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최근 5G 가입자가 폭증함에 따라 이통 3사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 역시 통신 당국이 중간 요금제 출시를 강력히 추진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때문에 이통 3사에 실질적인 요금 인하 여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과기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3월 말 기준 약 229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99만명(9.5%) 증가한 수치이고, 지난해 3월 말보다는 644만명(44.5%)이나 늘었다. 3G 또는 LTE 대비 고가 요금을 부담하는 5G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3사의 수익은 대폭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영업이익 총합은 1조3202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2262억원(20.7%)이 늘어났다.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우선 3사는 중간 요금제 도입 시 월 100GB를 넘는 고가 요금제를 쓰던 가입자 중 상당수가 이탈하고, 매출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5G 기지국 등 시설 투자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수익 구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이는 중간 요금제 도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중간 요금제를 택함으로써 오히려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또한 일부 알뜰폰 5G 가입자가 이통 3사 5G 중간 요금제로 갈아타 알뜰폰 업계 수익을 나눠먹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처럼 중간 요금제 도입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는 현재, 더 미룰 수는 없다는 게 이통 3사의 판단이다.

한편 이통 3사끼리도 입장이 미묘하게 갈리고 있다.

업계 1위 SK텔레콤은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서비스 4년차, 전국 보급률 40%로 대세가 된 현 시점에서 이는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고 다양한 요금제를 꺼내들 시점이기는 했다"며 "정부 정책과 시장 수요에 부응하는 상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감소에 대해 이 관계자는 "당장 예단할 수는 없지만 ARPU가 오를 여지도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부연했다.

KT 관계자는 "시황과 수요에 맞게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 당국이 이 정책을 지난해부터 꺼내들었던 만큼 논의를 해나가야 하나 입장이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어떤 수준대의 데이터량을 제공할지에 대해서도 미정이라는 의미다. 이어 "수익성에 미칠 정책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는 실제 시행이 돼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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