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무역수지와 달리 흑자기조 유지...한국 기업 펀더멘털 양호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연초 이후 계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에 따른 중국의 장기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 이로 인한 중국향 중간재 수출 부진이 이에 가세했다.

무역 적자 지속은 한국 기업들의 펀더멘탈 훼손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런 우려는 1분기 기업실적 경계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기업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 수출 컨테이너 부두/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전문가들은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지 생산 확대를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집계되지 못한 결과로,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로 가공 무역과 중계 무역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를 국제수지 내 항목인 상품수지는 중계무역 순수출로 집계한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는 1분기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와 달리,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펀더멘탈은 무역 수지가 아닌 상품수지로 봐야 한다는 것. 

교역조건(=수출·입 물가비율)으로 살펴본 제조업 경기와, 산업별 흐름 국제수지 내 집계되는 상품수지는 무역수지에 비해 발표 시점이 1개월 가량 늦어, 정보 가치가 낮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 상품수지 흐름을 수출·입 물가비율을 통해 추정해볼 수 있다며, 이 비율은 상품수지에 5개월 선행, 코스피지수에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보다는 7~8개월 선행한다고 진단했다. 

수출·입 물가비율은 전년동기대비 10% 내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었으나, 최근 반전 조짐이 관찰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대신, 리오프닝으로 코로나19 진정 이후 신흥국 중심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 연구원은 "수출·입 물가비율과 상품수지, 기업 실적 간 시차를 고려하면, 4분기부터 상품수지 흑자 확대 및 실적 모멘텀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품목 별로 수출/생산자물가 비율을 통해 단기 경기 흐름을 살펴봤다"며 "자동차, 섬유, 반도체, 정보통신(IT) 하드웨어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며 철강, 화학, 기계는 정체, 2차 전지 및 정유는 모멘텀 둔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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