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들도 참여 의사 밝혀…"약 2년 소요 예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거래소(KRX)의 67년 독점 구조를 깨기 위한 대체거래소(ATS) 설립 논의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7개 대형 증권사들로 구성된 ATS설립준비위원회는 최근 국내에서 영업 중인 대부분의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참여 의사를 확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을 내면 현재의 한국거래소 규모에 버금가는 거래소가 2년 안에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 한국거래소(사진)의 역할을 분담하고 서로 경쟁체제를 구축할 대체거래소(ATS)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업계 안팎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현재 금투협과 함께 ATS설립준비위(위원회)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대형 7개사로 구성돼 있다.

최근 논의가 확장된 것은 중소형 증권사 약 30곳으로부터 ATS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제 위원회는 각 회사별 지분율을 정해서 올해 안에 예비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ATS는 정규 증권거래소의 주식매매 체결 기능을 대체하는 거래소를 지칭한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한국거래소 전신인 대한증권거래소가 1956년 개설된 이후 거의 70년 가까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체거래소 설립에 대해서는 준 공공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던 거래소 측이 난색을 표명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법적 활로가 뚫렸지만 꽤 오랫동안 대체거래소 설립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주식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식거래에 나선 투자자들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대체거래소 설립에 대한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미국 등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선진국 주식시장의 다양한 거래소 모습을 보고 눈높이를 높인 측면도 있다. 현재 미국에는 약 50개, 유럽에는 도합 200여 곳의 대체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면 현행 오전 9시~오후 3시 반까지인 거래시간은 다양하게 확대될 수 있다. 아울러 거래소 간 경쟁체제가 구축되면 매매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역시 대체거래소 설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어 관련 논의가 더욱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최종 인가까지는 2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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