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활동 제약 문제 지적…사법리스크 등 첩첩산중
손경식 경총 회장 "사면 적극 검토해달라" 요청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복권설이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보다 활발하게 사업을 챙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없는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는 TSMC(53%), 2위는 삼성전자(18%)다.

이 같은 과제를 전면에서 해결해야 할 이 부회장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 부회장은 오는 7월 말 형기가 만료될 예정이지만, 사면 복권이 되지 않으면 취업 제한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를 대표해서 나설 수 없는 처지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 복권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바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둔 지난 4월 말, 경제6단체는 성명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 복권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한 달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삼성은 여전히 경영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방안을 내놓는 등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월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실제로 다음 주 유럽 출장길에 오르는 이 부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을 위해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에서 양해를 구해야 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재판장에 출석 중인 이 부회장은 경영 활동의 일환인 해외 출장마저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반도체 위기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네덜란드 ASML 등을 방문해 반도체 장비 반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임원 20여명을 교체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통상 연말에 이루어지던 인사를 이례적으로 단행한 이번 조치는 ‘반도체 위기’라는 대내외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위기 돌파를 위해 이 부회장의 족쇄를 풀어주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보다 자유롭게 경영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루 속히 사면 복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은 2일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해외 출입국에 제약을 받는 등 기업 활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기업인들의 사면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면 복권이 미뤄지면, 이번 사례처럼 해외 출장조차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며 “삼성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마저 위기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까지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묶여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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