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화물차주들의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생산된 소주들이 제때 물류센터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공급부족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2일부터 파업을 시작해, 이날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약 500명 가운데 70%는 지난 2월 올해 위·수탁 계약을 완료했다. 나머지 30% 해당하는 이들은 지난 3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하고, 현재까지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총 26차례 파업 집회를 벌였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는 참이슬과 진로의 소주 생산 중 70%를 차지한다. 지난 2일의 경우 파업 중인 화물차주들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진입 및 도로 점거를 시도하면서, 해당 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가까스로 공장 가동은 재개했지만, 화물차주들이 파업에 불참하는 화물차주들의 공장 진입 등을 막는 것도 문제다. 이들이 공장에서 물류센터로 가는 길을 막으면서 생산물량이 정상적으로 출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제품들이 나가지 못하고 공장 내 쌓이면서, 적재공간이 부족해지면 또 다시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화물차주 파업으로 인해 지난달 중순 이후 하루 평균 출고 물량이 평소 대비 59%에 그쳤다.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은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운임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원사업자가 위탁업체 임금 협상에 개입하거나 임금 인상을 따로 지시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위반 사항이다, 하이트진로가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란 얘기다. 

화물연대는 오는 7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하이트진로 일부 화물차주들의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소주 시장 점유율 65%로 1위인 하이트진로의 제품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국적인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추가 운송사와 계약해 물량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온힘을 다하고 있다”며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리오프닝 기대감을 가졌던 소상공인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