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혜 인턴기자] tvN ‘식샤를 합시다2’가 순풍에 돛 단 듯 순항중이다. 단순히 먹는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라 보기에는 인기가 만만치 않다. 먹방에 로맨스, 현실적 고민까지 아주 잘 버무린 비빔밥같다.

‘식샤를 합시다2’는 국내 최초 먹방 드라마라는 장르를 구축한 만큼 참 잘 먹는다. 꾸역꾸역 잘 먹어서가 아니라 맛있게 야무지게 잘 먹는다.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는 구대영(윤두준)은 탕수육, 감자탕 하나를 먹어도 그냥 먹지 않는다. 먹는 방법은 물론 음식의 역사와 유래, 효능까지 줄줄 꿰뚫고 있다.

구대영 뿐 아니라 백수지(서현진)도 음식에 대해서라면 만만치 않다. 다이어트 때문에 1일 1식을 칼로리까지 계산해가며 먹지만 먹을 때는 최선을 다해 먹는다. 두 사람이 찬양에 가깝게 음식을 예찬하다 경쟁이라도 하듯 맛깔나게 먹어대니 시청자 입장에선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서 동참해야 할 것 같다. 늦은 밤 ‘식샤를 합시다2’를 보고 모르는 사이 다음 날 점심 메뉴를 정하게 되니 이쯤 되면 방송에 주술이라도 부린 듯 하다.

   
 

그러나 ‘식샤를 합시다2’는 마냥 행복한 먹는 방송은 아니다. 백수지는 뚱뚱했던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로 식사 후엔 줄넘기를 하고 수시로 몸무게를 재는 등 다이어트를 삶에서 떼어놓지 못하고 회사가 어렵단 이유로 노동의 대가를 김으로 대신 받는다. 또 제대로 된 연애 한 번을 못하다가 5급 공무원 이상우(권율)을 잡아 취집을 생각하는 장면은 지독한 현실을 대변하는 듯 씁쓸하기까지 하다.

실적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구대영도, 집에 오면 외로움에 텔레비전부터 켜는 이상우까지 어느 하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없다. 이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위안을 부른다. 하루 종일 실적에 쫓기고 다이어트에 맘 졸이던 이들을 브라운관을 통해 함께 위로한다.

묘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요소 역시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식샤를 합시다1’의 묻지마 범죄에 이어 아직 베일이 벗겨지지 않은 ‘식샤를 합시다2’에서는 의문의 남자가 등장한다. 남자는 구대영의 집을 몰래 들여다보고 백수지의 현관 렌즈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아 존재를 감춘다. 흡사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은 ‘식샤를 합시다2’의 본방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식샤를 합시다2’를 보고 있자면 절로 대리 만족이 된다. 칼국수를 한껏 소리내 빨아들이고 밥을 쩝쩝거리며 먹어도 싫지 않은 이유는 출출한 시간을 소리로, 영상으로 달래주기 때문이다. 오늘(20일)의 메뉴는 백숙과 게국지란다. 벌써부터 출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