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과학기술 발전을 토대로 전쟁의 양상이 바뀌는 가운데 유·무인 복합체계를 둘러싼 다각적인 논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구자억 서경대 혁신부총장은 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미래전의 게임체인저 유무인 복합체계 발전방안'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 부총장은 "폴란드 국방장관이 최근 경남 사천 KAI 본사를 방문해 FA-50 경공격기 48대 구매 의사를 밝혔고, 말레이시아·콜롬비아 등과도 수출 협상이 추진 중인 것은 K-방산 저변 확대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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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미래전의 게임체인저 유무인 복합체계 발전방안'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정희태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미래전장에서 MUM-T를 비롯한 유·무인 복합체계의 임무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거리 통신과 원격제어 및 무인항공 등의 기술력이 높아져야 한다"면서 "이는 아군의 희생 뿐만 아니라 작전 지역 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무인 무기체계 활용은 사람이 투입되기 어려운 임무 수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에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완성을 비롯한 국방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고 설파했다.
그는 "우리군도 전투원-무인체계간 조합 등 작전개념 발전을 통한 임무수행 극대화 등 지능형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라며 "로봇과 군집드론을 운영하는 등 네트워크 기반 플랫폼 전투를 수행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회전익항공기는 수리온 계열 헬기, 고정익은 KF-21 보라매를 기반으로 유·무인 작전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무인 편대기는 2027년 KT-1 기본훈련기를 활용한 유·무인합동작전이 실시될 것으로 보이며, 무인 정찰기도 2025년 시제기 완성 후 2027년 첫 비행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인공지능(AI) 및 무인기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개발 유인기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전력화에 이어 6세대 전투기와 통합해 진화된 체계로 확장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정식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유·무인 복합무인체계는 생존성과 침투력이 우수하고, 장시간 이용 가능한 무인장비를 활용하기 때문에 억지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면서 "제공권 확보 및 개전 초기 핵폭탄 등 대량살상무기(WMD) 대응을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엄 교수는 "장소와 부대를 불문하고 무인기 재급유·재출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면 무인 무기체계 개발 취지를 달성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며 "모듈화를 통한 경제성 향상 등 군수관리 지속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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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선보인 수리온 헬기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MUM-T)/사진=미디어펜 |
오경원 호원대 교수도 "무인체계는 운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획득단가를 낮춰 손망실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면서 "아제르바이잔 등 최근 전장에서 드론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성기은 육군사관학교 교수는 2차대전 프랑스와 독일의 기갑부대 운용 사례를 인용, 무인 무기체계 운용 목표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성 교수는 "유·무인복합체계에 대한 논의를 들여다보면 드론과 로봇이 사람을 어떻게 도울지에 관심이 쏠려있다는 느낌"이라며 "이들로 구성된 독립전투단을 운용하는 것이 최종목표라면 사람에 의한 제어·통제기술 보다 기계 스스로 판단하는 AI 기술의 고도화가 더 많이 요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희창 21세기군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앙집권식 전투를 수행하면서도 지역적 멀티 무인기 시스템 또는 스웜 무임기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AI에 의해 시스템을 웹으로 연결하는 킬웹 개념을 정립, 모자이크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정현주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장 등이 참석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 무인기 활용도를 비롯한 논의가 이어졌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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