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너도 내가 무섭냐, 나도 네가 무섭다.” 광해군의 한마디는 그가 ‘외로운 왕’이었을 수도 있음을 짐작케 했다.

2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 3회에서는 영창대군(전진서), 정명공주(정찬비) 실종에 광해군(차승원)이 범인으로 의심받는 장면이 등장했다.

영창대군과 정명공주가 몰래 궁을 빠져나가자 인목대비(신은정)와 영창대군 옹립세력은 광해군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대전으로 몰려와 그를 추궁했다.

   
▲ MBC '화정' 방송화면 캡처

광해군은 격분했다. 두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과 달리 대신들이 동요하자 화를 참지 못했다. 그리고 돌아온 동생들이 인목대비와 해후하는 모습을 보며 뒤에서 말없이 그윽하게 바라봤다. 비극적인 관계를 예고하는 1차 사건이었다.

이후 광해군은 또다시 몰라 궁을 빠져나가려는 영창대군이 돌담 아래로 떨어지려 하자 이를 잡아채기도 했다. 광해군은 “위험한 곳에 서려 했구나. 너에게 너무 높은”이라며 싫다 뿌리치는 영창대군에게 “내가 무서우냐. 그래. 나도 그렇다. 이렇게 작고 어린 네가”라며 훗날 벌어질 사건을 예고했다.

이날 방송은 ‘화정’의 전반부 최대 사건이 될 광해군과 영창대군의 힘겨루기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넘쳤다. 용상에 앉기 전 인목대비에게 영창대군과 정명공주의 안위를 보장하기로 했으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광해군의 슬픈 눈빛은 백 마디 말보다 더 잔인했고 쓸쓸해보였다.

광해군의 씁쓸함은 시간이 흐를수록 살기로 변해간다. 칼은 영창과 정명을 향하고, ‘역사가 스포일러’인 것처럼 조정은 피바람이 분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눈빛 하나로 새롭게 만드는 차승원의 연기도 일품이다. ‘화정’이 더없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