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8일 전원회의 소집” 전한 이후 10일 보도 안해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0일 노동당 전원회의 이틀째 진행 상황을 보도하지 않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첫 사례이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는 9일 제8기 제5차 전원회의가 8일 소집됐다고 보도했으나 10일 9일에 진행됐을 2일차 회의 동향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의 당 중앙위 전원회의 진행 상황이 보도되지 않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 진행 상황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 있는 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전과 다르게 전원회의 진행 동향을 보도하지 않은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이 2일 이상 진행하는 전원회의에서 회차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은 최초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전원회의 회차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은 최초이고, 다만 지난 4차 전원회의 4일차 회의도 사진없이 단신보도한 사례는 있다”면서 “(미보도 이유가)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없이 의정토의 또는 분과토의를 진행해서 특별히 보도할 내용이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교수는 “북한이 미보도의 모호성을 통해 관심 끌기를 시도할 수도 있고, 마지막 날 몰아치기 식 보도로 선전효과를 극대화시키려고 할 수도 있다”면서 “반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서 조용한 회의를 진행하려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지난 8일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2022.6.9./사진=뉴스1

북한의 전원회의 미보도 이유와 관련해서 일단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시점이므로 1000여명에 달하는 전원회의 참석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하는 긴급 상황이 생겼을 가능성도 상정해볼 수 있다. 다만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신규 발열자가 4만5540여명 발생했다고 전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중국을 의식해 핵실험과 관련해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뿐 아니라 지난 5일 8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한 다음날 일절 보도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이보다 앞서 5월에도 모두 4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미사일을 발사하고도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의 최근 무력도발은 전술핵무기 개발을 위한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와 관련이 있으므로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이나 이번 전원회의 진행 상황을 보도하지 않는 것은 중국을 염두에 둔 행태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중국 정부가 최근 “우리도 북한 핵실험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힌 사실도 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이 유엔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묻는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비핵화는 중국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이다. 우리는 또 다른 핵실험을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경우 중국이 유엔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섣불리 추측하지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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