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혜 인턴기자] 노출녀, 여동생 집착남, 얼음중독녀, 쓰레기녀까지. 모두 KBS2 ‘안녕하세요’에 소개된 사연이다.

소재만 들으면 흥미롭지만, 돌아보니 익숙하다. 2013년 종영한 tvN ‘화성인 바이러스’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화성인이라 칭하며 그들을 취재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MC들은 그들만의 인생철학에 대해 경악하기도 하고 비통해하기도 하며 재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홍보 목적으로 출연했다는 의혹, 과도한 설정이나 조작 논란에 늘 시달리기도 했다.

   
▲ 사진= 안녕하세요 페이스북

‘안녕하세요’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소소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며 현대 사회의 소통의 부재를 허물어 본다는 취지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획의도보다는 흥행에 초점을 맞춘 소재들이 여럿 등장했다. ‘화성인 바이러스’의 MC였던 이경규도 “프로그램이 유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녕하세요’의 가장 큰 한계는 콘텐츠의 차별화다. 시청자에 전달하려는 희망과 공감은 자칫 마녀사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제작진은 ‘먼지같은 사연’도 괜찮다고 시청자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그러나 일주일에 일곱 번 술을 마셔 살이 쪘다, 친구와 사연자 간 외모 대결 등의 소재는 TV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에서 주목해야할 소재는 아니다.

결국 시청률이 발목을 잡았다. 최고 13%를 넘어섰던 시청률은 이제 5~6%대에 머물고 있다. 게스트로 아이돌을 투입해도, MC들의 입담이 살아나도 부실한 소재로 인한 시청률 하락세는 막기 힘들다.

신맛에 중독되고, 가터벨트를 매일 착용하는 사람들은 ‘대국민’이 아니라 ‘화성인’ 아닐까? ‘대국민 토크쇼’다운 진전이 절실해보인다.  

   
▲ tvN '화성인 바이러스' MC 김성주, 이경규, 김구라(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