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 의존도 줄이기
내수 강한 일본 시장...온라인 판매 접점 넓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북미에 이어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보다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 고객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데, 이는 해외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 일본 훗카이도에 있는 LG생활건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센터 전경./사진=LG생활건강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일본 자회사 긴자 스테파니를 통해 자사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 '숨', '오휘', 'CNP' 일본 내에 선보이고 있다. 개별 전화 상담원을 두고 나리타 배송센터에서 상품을 고객에게 직접 배송을 하거나 홈쇼핑이나 면세점을 통해 판매하는 구조다. 

특히 'CNP 프로폴리스 앰플'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현지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브랜드 실적을 견인하는 데 한몫했다. 실제로 CNP와 오휘의 올해 1분기 일본·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20% 증가했다. 

또 LG생활건강은 최근 일본 홋카이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건립하고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연구에 나섰다. 현재 자연발효 시스템과 균주 라이브러리를 구축 중이며, 이러한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훗카이도 R&D센터는 연구와 전시 시설을 겸비한 복합 공간으로 꾸며졌다"며 "지역적인 측면에서 훗카이도를 선택한 이유는 유익한 발효 균주를 연구하기 좋은 청정환경과 피부에 유용한 영양 식물이 많다는 지역적인 장점에서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의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를 앞세워 일본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일본 내 론칭 10주년을 맞이한 에뛰드는 약 20개의 현지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 뷰티 브랜드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2018년 첫 선보인 이후 현지 1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인 직영점 보다 일본 현지 멀티브랜드숍(MBS), 역직구 채널 등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며 "일본 실적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미미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북미, 일본 등으로 눈을 돌리는 까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2017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시진핑 국가 주석의 '공동부유(같이 잘살자)' 정책으로 중국 내 K뷰티가 저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 실적은 2020년 대비 4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이미 화장품 기술력이나 품질력에서 앞서 있는 선진국이면서 내수가 강한 시장이기 때문에 해외 기업의 브랜드가 안착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브랜드들이 안착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