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처럼회 감싸자 초금회 '꿈틀'…계파 갈등 우려 나와
"의원모임 거부감 없다" 옹호…친명·친문 세대결 발판 마련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축으로 당의 위기 수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박 금지령’을 선포하는 등 계파 갈등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계파 갈등의 진원지로 지목된 의원모임에 대해선 관대한 입장을 나타내 내홍 수습에 고전을 면치 못할 모양새다.

최근 민주당은 당내 의원모임 해체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해당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대선과 지선의 연이은 패배로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계파 갈등으로 비춰질 것을 의식한 의원들은 갈등 봉합과 위기 수습을 위해 ‘모임 해체’를 주문하고 있다.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단 멤버로 참여한 처럼회가 최근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서자 계파 갈등의 진원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김남국 의원 SNS


특히 지난 3일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의원들이 친목 모임을 해체하는 등 직접행동에 나서자 모임 해체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그러나 최근 마찰음을 내고 있는 처럼회는 모임 해체 대신 연일 ‘이재명 구하기’에 나서고 있어 갈등의 진원지로 여겨지며 집중포화의 대상이 됐다.

처럼회는 검찰개혁을 주도한 민주당 내 강성 초선의원들의 모임이다. 최근에는 대선에서 이재명 의원의 수행실장으로 활동한 김남국 의원이 중추가 돼 '이재명 책임론'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 친명계 의원 모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불어 김남국 의원이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과 연관된 전당대회 룰 개정, 집단지도체제, 수박 설전 등 갈등의 전면에 나섬에 따라 처럼회는 계파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이에 당의 갈등 봉합을 위해서는 계파색을 나타낸 특정 의원모임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재차 등장하게 됐다.

이상민 의원은 “찌들어 있는 계파가 여기저기 있다. 민평련, 민주주의4.0, 더좋은미래, 처럼회 등 이것들이 계파로 작용을 하는데 공부 모임인 것처럼 둔갑 했다”라며 “해체 선언, 해체 명령을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날선 비판에도 불구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지난 14일과 15일 연이어 “의원이 모임을 만들어 공부하고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법안을 내거나 정치적 의사 표현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라며 “사적 모임에 대해 해체하라, 다시 만들라고 접근할 수 없다고 보고 이는 처럼회 의원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의원모임 해체론을 일축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계파색을 나타낸 의원모임을 방치하는 것은 계파 갈등을 방조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 우 비대위원장이 친명계로 여겨지는 처럼회를 옹호함에 따라 친문계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초선 의원들의 금요일 모임인 ‘초금회’를 중심으로 세를 결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게 됐다. 

이에 초금회 소속 의원측은 본지와의 통화로 “초금회는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의원들의 모임이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해당 모임들이 특정 계파색을 연상케한다는 지적이 이어짐에 따라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출을 두고 친명과 친문계의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는 지속되는 중이다. 따라서 당권 경쟁에 앞서 계파 갈등 차단을 위해 의원 모임에 가이드라인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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