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혜 인턴기자] MBC ‘PD수첩’에서 단돈 500원을 받기 위해 거리로 내몰린 수백 명의 빈곤 노인들을 취재한다.

2011년도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빈곤율은 48.6%로 2위인 스위스(24%)와 3위인 일본(19.4%)에 비해 압도적인 1위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며 노인 빈곤율은 동반 상승했고 그 한 예로 ‘500원 순례길’을 들 수 있다.

500원 순례길은 수백 명의 노인들이 동전을 받기 위해 하루 동안 교회 5, 6곳을 도는 것이다. 그들은 “100세 시대는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 사진=MBC 'PD수첩' 예고 캡처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노인들은 성치 않은 몸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며 하루 5, 6곳의 교회와 성당을 순례했다. 한 노인은 “한 달에 5만 원만 준다고 해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할 수 있다. 하지만 시켜주는 사람이 없다”며 씁쓸해 했다.

한 달 전 함께 살던 두 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두 노인은 자살하는 순간까지 자녀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장례비용까지 스스로 마련해놓았다. 가난해서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 이들의 사연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 했다.

노인자살은 해가 거듭할수록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OECD가 2009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에서 74세 노인의 자살율이 10만명 당 81명으로 빈곤율과 더불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에서의 자살률은 55세부터 급상승하고 있다”며 “노인들이 노후를 맞아 먹고살기가 어려워 자살로 인생을 마친다는 것은 ‘정상적 복지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절대빈곤층 노인은 65세 이상 노인 중 30% 정도지만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 사람은 6.3%에 불과하다. 정부는 그런 노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을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올해 노인 사회활동 지원 사업으로 개칭)을 진행 중이지만 대기자가 10만 명을 넘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부터 이른바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실시한다.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을 290만 원에서 464만 원 정도(4인 가구 기준)로 완화시키고 주거급여를 별도로 분리시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선언했으나 자녀의 지원유무와 상관없이 자녀의 소득만으로 수급여부를 정하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노인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개편된 주거급여는 가장 많이 주는 서울이 최대 17만 원으로 동자동 쪽방의 월세보다 고작 2만원이 더 많은 돈으로 실주거비에는 훨씬 못 미치는 액수다.

노인 빈곤의 현실과 노인 복지의 현 주소에 대해 밀착취재할 MBC ‘PD수첩’은 21일 밤 11시 15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