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최초 LTV 80%, 한도 6억 확대…코로나 취약차주 저금리 대환 유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첫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타깃해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오는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3단계로 강화되지만 예비 차주의 장래소득을 반영해 대출 과정에 걸림돌이 없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또 최근까지의 '패닉바잉' 열풍에 편승해  '고금리·변동금리'로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에 나선 서민층에게 '저금리·고정금리'로 대출을 전환할 수 있도록 탈출구를 마련한다.

16일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윤 정부는 집값 폭등으로 주거 불안에 시달렸던 국민을 타깃해 '주거 안정'을 기치로 주택 공급을 늘리고 세제를 개편하고 대출규제를 푸는 등의 '친(親)시장' 정책을 내놨다. 특히 금융정책으로는 최근까지 묶여 있던 대출규제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실수요자 주거사다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 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구체적으로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지역·주택가격·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하고, 대출한도는 현행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한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주택가격(투기과열지구 9억원 이하‧조정대상지역 8억원) 및 소득 요건(부부합산소득 1억원)을 적용함으로써 생애최초 구매자의 LTV 인정비율에 제약을 뒀다. 

더불어 DSR를 산정할 때 장래소득을 반영함으로써 대출에 제약이 없도록 개선했다. DSR는 차주의 연소득을 연간 총부채 원리금 상환액으로 나눈 값으로, 규제비율(은행 40%, 비은행 50%) 이내에서 신규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현행 2단계 규제는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규제 대상이다. 또 주담대는 정부가 지정한 규제지역 내 6억원을 초과한 주택이거나, 신용대출이 1억원을 초과해선 안 된다. 다음달 추진되는 3단계 규제는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면 규제대상이 되지만, 현행 주담대·신용대출에 걸어둔 조건을 폐지한다.

정부는 타이트한 현행 DSR 규제를 대출 시작점부터 만기까지의 연령대별 소득흐름을 평균화함으로써 대출한도를 늘리게 해준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사회초년생보다 중장년층이 될수록 소득이 늘고 부채 상환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점을 고려한 정책이다. 현행 DSR 규제는 대출시와 만기시 소득을 평균화한 탓에 대출한도에 제약이 있는 구조다. 

최근 패닉바잉 열풍으로 뒤늦게 '고금리·변동금리'로 주담대를 일으킨 서민층에게는 '저금리·고정금리'로 대환할 수 있는 '서민 안심대출'을 시행한다. 예산으로 20조원이 배정됐다. 또 청년·대학생 등에게 저금리 소액대출을 확대한다. 1인당 1200만원을 한도로 하며, 금리는 3.6~4.5%대다. 

이 밖에도 정부는 코로나19와 방역규제로 부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계와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정책도 내놨다. 취약계층이 부채를 천천히 상환할 수 있도록 연착륙을 돕고, 재기지원을 위해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앞둔 차주에게 유예기간 종료 전 유예원리금을 최적의 방법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사전 컨설팅을 제공하고, 상환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상환계획을 세울 때 차주 신청에 따라 최대 1년의 거치기간을 부여하고, 상환기간도 5년까지 확대 운영함으로써 빚부담을 줄였다. 

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일으킨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는 저금리 대출로의 대환을 유도하기 위해 총 8조 7000억원의 보증·융자를 공급한다. 관련 유관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다음달부터 성실 상환 중인 소상공인에게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금리 12~20% 수준)을 소진기금 융자를 이용해 4~7% 수준으로 전환하도록 돕는다. 재원은 2000억원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오는 10월부터 특례보증으로 8조 5000억원을 꾸려, 은행·비은행에서 7%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4~7%대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연채채권을 매입하는 차주별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도 오는 10월부터 운영된다. 은행권 프리워크아웃 특례를 운영하고 캠코의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매입기간을 추가 연장할 방침이다. 소진기금 대출은 대출상환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원금을 감면할 수 있는 채무조정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약 30조원이 배정된다. 

또 정부는 42조원의 예산을 배정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자금지원을 추진한다. 신보가 약 4조원의 재원으로 보증료를 0.5%p 감면하는 지역신보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신보와 기업은행이 38조원을 마련해 재기지원 자금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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