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최소 1.00%p 인상 유력…연말께 상단 8% 가능성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에서 올 연말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의 일이다. 

국내외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한국은행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00%포인트 더 올릴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미 주담대 고정금리가 2%포인트(p) 이상 뛴 7%를 넘어선 만큼, 대출금리 8% 시대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은행권에서 올 연말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의 일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지난 17일 현재 연 4.330∼7.140% 수준이다. 작년 말(3.600∼4.978%)과 견주면 상단금리가 6개월만에 2.161%p 뛰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이 기간 2.259%에서 4.147%로 1.818%p 치솟은 까닭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채를 포함한 채권금리는 미국과 한국의 긴축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올랐다.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3.690∼5.681%다. 지난해 12월 말 3.710∼5.070%과 비교해 반년 사이 상단이 0.611%p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는 3.771∼5.510%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말 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271%p, 상단이 0.790%p 올랐다.

문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다. 이미 대출금리 상단은 최고 7%를 넘어섰는데,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은행권은 금통위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이나 한번에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 스텝'에 대응해 연말까지 네 차례(7·8·10·11월) 연속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나리오대로 가정하면 금리 인상분은 총 1.00∼1.25%p에 달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전망 보고서에서 "금통위가 올해 네 차례 연속 0.25%p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2.75%가 될 것"이라고 밝혔고, JP모건도 "한은이 7월 빅 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p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분석처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대출금리도 뛸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예상 상승 폭(1.00∼1.25%p)만큼 높아져도 연말 대출 고정금리 상단은 8%를 넘어서게 된다. 

다만 은행권 주담대 금리 상단은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않은 상태에서의 최고금리를 뜻한다. 차주들이 주로 주거래 은행에서 각종 실적을 충족하는 조건으로 우대금리를 받고 있는 만큼, 연내 실제 8%에 육박하는 금리를 적용받는 사례는 흔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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