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유역 하천부지 들풀 연간 875톤 수거... ha당 53만원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최근 국제 곡물값 및 유가 상승 등으로 조사료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봄가뭄 등으로 인해 동계작물 작황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축산농가의 사료비 절감 방안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21일 충남 부여군에서 ‘하천부지 활용 조사료 자원 이용 시연회’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 농림축산식품부가 농협경제지주 등과 함께 21일 충남 부여군에서 ‘하천부지 활용 조사료 자원 이용시연회’를 개최했다./사진=농식품부


농식품부는 농협경제지주 등과 협업하에 유휴지인 하천 부지에서 들풀을 수거해 사료 자원으로 활용하는 부여군 및 부여 축산업협동조합을 우수 사례로 선정하고, 들풀 활용 사일리지 제조 시연 및 조사료 이용 기술 등을 선보였다.

올해 국내산 대표 조사료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는 생산 비용 증가와 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인해 지난달 기준 가격이 kg당 221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8% 상승했으며, 수입산 조사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미국 항만 선적 지연 및 해상 운임 상승 등으로 인해 5월 가격이 톤당 363.3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6% 오르면서 축산농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우수 사례로 선정된 부여 축협은 140ha의 금강 유역 하 천부지 내 들풀을 수거해 연간 875톤의 사일리지를 생산하고 약 325농가에 환원해 축산농가의 사료비 절감에 일조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정만교 부여 축협 조합장은 “하천 부지 1ha에서 9롤(1롤당 350kg)의 들풀 사일리지가 생산되며, 생산비용은 ha당 약 53만원으로 1롤당 6만원 가량이다”라고 설명하며 “최근 국내산 볏짚 가격이 롤당 7만 5000원에 형성되는 것을 고려하면 들풀을 활용한 사일리지는 사료값 상승에 대응한 훌륭한 사료 원료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형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 연구관은 하천부지 들풀 이용기술을 설명하며 “하천 부지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들풀인 억새는 9월 이전 수확할 경우 조단백질이 최대 11.74%에서 최소 5.18%로, 사료적 가치가 볏짚(2.7%)에 비해 우수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국내산 조사료의 수급 안정을 위한 하천 부지 활용을 위해 ‘하천법’의 소관 부서인 환경부와 하천 점용 허가를 통해 들풀을 수거하고 사일리지를 제조할 수 있도록 사전 협의를 진행했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하천부지 등 유휴부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등 조사료 자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입산 조사료 가격 안정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 수입 조사료 쿼터 물량을 최소 20만 톤 이상 추가 운용할 계획이며, 전북·전남 등 일부 지역에 편중돼 생산되는 국내산 조사료가 전국으로 원활히 유통될 수 있도록 거점 유통센터를 지원하고 인공 건초기, 기밀 사일로 등의 가공 시설을 확대해 국내산 조사료의 연중 공급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 직무대리는 “이번 이용 시연회가 유휴 부지 활용 조사료 생산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축산농가와 관련 업계가 신규 조사료 생산부지를 확보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도 축산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하천 부지 등 유휴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및 지원방안에 대해 지속 검토하고, 축산업계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사료비 절감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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