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각국과 반도체·원전·보건·기후변화·환경·디지털·인프라 파트너십 강화
투자 확대·방산수출 타진 등 협력틀 확대…나토 대북정책 공조 의지 확인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네덜란드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연설까지.

29일 첫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급 양자회담 3건 및 다자회담 3건을 소화하면서 쉴 틈 없는 외교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둘째날인 30일(현지시간) 오전과 오후에 걸쳐 양자회담 3건 및 스페인 경제인과의 오찬 등이 예정되어 있다.

윤 대통령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거둔 성과는 유럽 주요국과 반도체·원전·보건·기후변화·환경·디지털·인프라 분야에서의 파트너십 강화가 꼽힌다.

   
▲ 6월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가 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양국간 투자 확대·방산수출 타진을 비롯해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나토 회원국들의 공조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 약식 회담을 갖고 현재 협의 중인 보건·기후변화·디지털기술 분야의 파트너십 구축에 속도를 냄으로써 양자간 협력 틀을 새로운 도전 과제 영역까지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ASML과 같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의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장비 공급을 요청했고, 네덜란드의 신규 원전 건설 추진과 관련해 양국 간 실무협의를 진전시키기로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나 폴란드 내 한국 기업 300여 곳에 대한 두다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했고, 양국은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확보 차원에서 원자력 및 운반선 협력 방안에 대해 모색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도 만나 해상풍력·친환경 해운 분야에서 양국 간 상호 투자 활성화를 환영하고 그 성과가 가시화되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나토의 주축국가 중 하나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원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국간 협력, 중소형 위성 개발을 포함한 우주산업 협력도 활성화하기를 기대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나토 정상회의 행사장에 입장하던 중에 마이크 앞에 서서 취재진 질문에 "특정 지역 동맹만으로는 안보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갖게 됐다"며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같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나토에 참석하게 된 것도 그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반발한 것과 관련해 이날 "특정 국가를 거명하기보다 이런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나토국들과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함께 연대해 만들어 가야 된다는 차원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도 모두발언을 통해 "5년만에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역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3국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오늘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평가하고 나섰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열린 스페인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평화와 안보, 인권과 민주주의 같은 나토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우리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수호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인을 포함한 이러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7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앞으로의 정상 외교를 통해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을 지속 전개하고, 관계 부처와 기업은 상대국 정부 부처와 기업들과 협력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최 수석은 "예를 들어 원전의 경우에는 산업부가 중심이 돼서 민관 합동 원전 수출 전략 추진단을 구성하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나토 정상회의 참가 컨셉은 가치와 규범의 연대, 신흥 안보 협력의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라며 "회담 일정을 거의 소화한 지금 판단하기에 이 세가지 목표는 기대 이상으로 이미 달성됐다고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관계자는 "모든 양자 회담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대부분 우리 대통령도 상대국 정상이 우리나라를 빠른 시일 내 방문하여 오늘까지 얘기한 협력 사항을 구체화해 나가자 하는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은 이날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30여 개 이상의 국가들 정상과 환담을 나누고 편안하게 담소하면서 친분을 쌓았다는 것이 결국 앞으로 5년 동안 정상 외교를 잘 풀어갈 첫 단추가 맺어졌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