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순방 동안 한덕수 국무총리, 집중호우 긴급지시 등 국내상황 챙겨
침수피해 비롯해 물가·환율·장관 임명·경찰 인사·이준석 당 내홍 등 뇌관 산적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일단 국내 문제는 서울에 돌아가서 파악을 해보고 답변하기로 하겠다."

3일간의 나토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이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적한 국내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 묻자 이같이 짤막하게 답했다. 국내 현안에 대한 답변을 미룬 셈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안보'를 키워드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적지않은 성과를 올렸지만, 자리를 비운 일주일 사이 국내 현안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가 꼽힌다.

윤 대통령은 주말 내내 아무 일정을 잡지 않고 침수 피해 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첫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한덕수 국무총리가 집중호우에 대한 긴급 지시 등 국내 현황을 챙겨왔다.

   
▲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순방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한 후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두번째로는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 여파에 따른 경제대책 점검이다.

물가 급등으로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투자의 위축이 현실화될 경우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세번째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 등 3인 임명 여부다.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는 문제 없지만 박순애·김승희 장관 후보자의 경우 윤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여파가 클 전망이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은 지난달 29일로 끝났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들을 언제라도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김승희 후보자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수사 의뢰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바로 김 후보자가 지난 20대 국회의원 당시 보좌진에게 정치자금을 통해 격려금을 지급했고,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줬다는 의혹이다.

김 후보자는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따른 후임 인사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구체화되어서 결국 낙마하게 되면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부실 등 윤 대통령에게도 화살이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평소 법치와 공정을 강조한 윤 대통령인만큼 주말내내 이 문제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의 수사 의뢰 후 정치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다른 현안은 지난달 27일 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경찰청장의 거취 문제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에 대해 "김 청장의 사의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며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시간을 번 격이지만 조만간 김 청장을 어떻게 할지 선택해야 한다. 임기를 3주 남겨 그 기간동안 경찰 일각의 반발을 키울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정권 인사들이 장악했던 경찰 내부를 교통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 현안은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여당 상황에 암묵적으로라도 개입할지 여부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현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먼저 언급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당무에 대해선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거리를 뒀다.

물가 급등 등 민생 현안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윤 대통령이 당무에 대한 교통 정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