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화물 경험 직원 투입…동일 운송 과정 3회 반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아시아나항공과 CJ대한통운이 공군 항공기를 실어 날랐다.

아시아나항공과 CJ대한통운은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한국 공군 특수 비행팀 블랙 이글스의 T-50B 항공기 9대를 영국 런던으로 운송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이번달 영국에서 열리는 사우스 포트·판버로 에어쇼에 참가하는 기체들로, 양사가 공군으로부터 수송을 의뢰받아 이뤄졌다.

항공기 운송은 최첨단 정밀 부품과 고가 장비를 취급한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최고 난이도 작업을 요하는 물류로 통한다. 이 운송 작업에 아시아나항공과 CJ대한통운이 동원한 장비는 △화물기 3대 △무진동 트레일러 27대 △컨보이 차량 18대 △크레인 △지게차 등이다.

두 회사 모두 특수 화물 경험이 많은 전문 인력을 투입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T-50 훈련기를 수송해본 직원들을 이번 작업에 동원했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송을 위해 동일한 운송 과정을 3번 반복해 총 9대의 항공기를 최종 목적지까지 전달했다는 게 양 사 설명이다.

   
▲ 특수 포장된 공군 블랙 이글스 T-50B 항공기에 대한 하역이 끝난 후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내 적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T-50B는 동체 길이만 13미터가 넘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화물기에 탑재가 불가능하다. 가장 먼저 동체·날개·수평 꼬리 날개·수직 꼬리 날개·엔진 등으로 분해된 T-50B는 특수 제작된 방수 커버와 결박을 위한 탄성 벨트로 포장돼 원주 공군 기지에서부터 인천국제공항까지 육로로 운송됐다.

아시아나항공은 B747-400 화물기의 노즈 도어를 열어 탑재해 8800km를 이동한 뒤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육상 운송으로 전환하기 위한 하기·환적 작업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예민한 전자 장비들이 탑재된 T-50B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송 시 동체의 수평 유지, 회전 방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길이 13m의 무진동 트레일러에 실린 항공기는 진동에 민감한 만큼 시속 60km 안팎의 저속으로 운행하며 컨보이 차량의 호위와 함께 보스콤 다운 비행장까지 옮겨졌다.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 T-50B는 재조립 과정을 거쳐 에어쇼에서 최상의 비행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세팅될 예정이다.

영국 에어쇼 이후에는 블랙 이글스 조종사들이 직접 T-50B를 몰고 13개국을 경유하며 복귀한다. 이 과정에서 폴란드·이집트·필리핀 등 여러 국가에서도 에어쇼를 선보이고, 항공기를 전시하는 등 국내 항공 기술 홍보를 통해 방위 산업 수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장영호 CJ대한통운 포워딩본부장은 "크고 무거운 중량 화물이나 취급하기 까다로운 특수화물운송 분야의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물류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번 운송은 당사의 특수 화물 운송 노하우를 집약한 것으로, 블랙 이글스의 성공적인 에어쇼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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