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팥 고온실험에서 최대 83% 수량 감소 확인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이 팥 생육 시기별로 고온에 취약한 시기를 살펴본 실험에서 팥 개화기에 가장 큰 고온 피해를 보는 것을 확인함에 따라, 팥 농가에 적당한 수분 유지와 함께 조생종 품종 재배를 권장하고 나섰다.

   
▲ 고온에 잎이 말리거나(왼쪽) 타들어 간 팥의 모습./사진=농진청


6일 농진청에  따르면 팥 생육 시기를 꽃피기 전까지의 생장기, 개화기, 등숙기로 나누고 고온검정온실에서 각각 최고온도를 달리 처리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노지 온도보다 5~6도 높게 설정한 구간의 피해율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화기 시기에 고온 피해로 인한 수량 감소율은 83%에 달하는 것에 비해 생장기에는 39%, 등숙기에는 41%의 수량이 감소했다.

생장기에 33도 이상의 고온이 계속되면 잎이 쭈글쭈글하게 변하고, 긴 장마 후 찾아온 고온과 강한 햇빛으로 잎이 타거나 일부는 노랗게 변한다. 이런 현상은 광합성 동화량을 감소시켜 잎이 양분을 만드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등숙기에는 고온으로 인한 형태적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개화기는 처리 시기와 온도가 생장기보다 짧고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온에서 꽃이 보이지 않거나 꽃가루의 모양이 망가지며 꼬투리가 맺히지 않아 가장 큰 수량 감소를 보였다.

농진청은 이러한 고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물대기(관수)로 적절한 토양 수분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찍 심어 일찍 수확할 수 있는 조생종 품종 ‘홍다’, ‘홍미인’ 등을 재배해, 꽃 피는 시기를 8월보다 이른 6월로 앞당기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기도 생산기술개발과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고온 피해에 대응한 재배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팥은 원산지가 동북아시아인 온대 작물로 고온에 다소 약한 작물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018년에는 불볕더위로 우리나라 밭작물 재배지 18만4000헥타르(㏊)에서 고온 피해가 발생했으며, 충남 천안에서는 팥 수확량이 예년보다 4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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