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운명처럼 만났다. 줄곧 리그 선두를 지킨 SSG가 그대로 1위 자리를 유지한 채 전반기를 마무리할지, 끈질기게 추격한 키움이 순위 역전을 하며 전반기 1위팀으로 올라설 것인지, 흥미로운 두 팀간 격돌이다.  

올 시즌 KBO리그는 12일~14일 열리는 3연전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16일 열리는 올스타전 전후로 1주일 휴식기를 가진 뒤 오는 22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11일 현재 상위권 순위는 1위 SSG(55승 3무 26패), 2위 키움(54승 1무 30패), 3위 LG(51승 1무 30패)다. SSG와 키움은 2.5게임 차, 키움과 LG는 1.5게임 차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SSG-키움의 맞대결 일정이 짜여진 것은 너무나 공교롭다. 시즌 개막 당시만 해도 두 팀이 이렇게 1, 2위를 다툴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 SSG와 키움이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맞대결을 벌여 1위를 다툰다. /사진=각 구단


SSG는 에이스 김광현이 복귀하긴 했지만 선발 투수 2명(박종훈 문승원)이 한꺼번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이탈한 상황이었고, 외부 FA 영입 같은 전력 보강 요인도 없었다. 키움은 주포 박병호의 FA 이적(KT), 마무리투수 조상우의 군입대 등으로 오히려 전력이 약화돼 5강권에 드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두 팀은 투타의 조화 속에 갈수록 강해지는 면모를 보이며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위 LG 역시 무서운 기세로 두 팀을 쫓고 있어 올 정규시즌 우승은 3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전반기 1위 자체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래도 전반기를 1위로 마치는 것은 상징성도 있고 정규시즌 우승 확률도 높다. 역대 30번의 단일리그 체제에서 전반기 1위팀이 최종 우승한 경우는 23번으로, 확률이 77%에 이른다.

3위 LG는 이번 3연전에서 다 이겨도 4게임 차인 선두 SSG를 따라잡을 수 없다. 키움의 경우 SSG와 맞대결을 스윕하면 반게임 차 앞선 1위로 순위 역전이 가능하다. SSG는 키움을 상대로 최소 2승 1패의 우세로 격차를 벌리는 것을 노리겠지만 1승 2패만 하더라도 1.5게임 차 앞선 1위로 전반기를 마감할 수 있다. 

키움은 만약 SSG에 스윕패라도 당할 경우 LG에 2위를 뺏길 수도 있다. LG의 전반기 마지막 상대는 KIA다.

SSG는 4연승, 키움은 3연승, LG는 7연승을 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SSG와 LG가 9승 1패, 키움이 8승 2패로 세 팀 다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열리는 첫 경기 결과가 SSG와 키움 모두에 중요하다. SSG는 이 경기만 이겨도 일단 전반기 1위를 확정짓는다. 키움은 반드시 첫판을 잡아 역전 1위 가능성을 남겨둬야 한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SSG가 4승 2패로 앞서 있다.

12일 첫 경기 선발투수로 SSG는 노경은, 키움은 요키시를 내세운다. 

베테랑 노경은은 올 시즌 7경기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 중이다. 개막 초반 3연승으로 기대 이상의 역투를 하며 SSG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던 노경은은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두 달간 공백기를 가진 후 최근 복귀했다. 6월 29일 한화를 상대로 한 복귀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직전 등판이었던 6일 롯데전에서는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해 패전을 안았다. 기선제압이 걸린 키움과 첫판에서 어떤 피칭을 보여줄 것인지 주목된다.

키움의 외국인 에이스 요키시는 16경기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2.51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다만, 최근 3경기에서는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중요한 SSG와 일전에서 요키시가 자기 피칭을 하면 불펜진이 탄탄한 키움의 승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SSG가 첫 경기 승리를 따낼 경우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볼 때 연승도 바라볼 수 있다. SSG는 13일 폰트, 14일 김광현이 출격한다. 키움은 애플러, 정찬헌이 차례대로 등판할 예정인데 선발의 무게감은 SSG 쪽으로 기운다.

하지만 강팀들의 맞대결에서는 실책 하나, 결정적인 홈런 한 방에 의해 승패가 갈릴 수 있다. 두 팀 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총력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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