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한번에 0.50%P 인상…美 '6월 CPI'에 관심 집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최초로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계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악재들이 하나둘 정리되고 나면 서서히 상승 여력이 생겨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공존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3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한은은 연1.75%였던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3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연1.75%였던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통상 한은은 금리를 변동할 때 대부분 0.25% 인상폭을 가져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0.50%포인트를 올린 것이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올린 것도 이번이 최초다.

심지어 오는 8월 금통위에서도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반응이 벌써 제기된다.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겠다는 한은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이다. 미 연준(Fed)과의 정책 속도차를 줄인다는 의미도 있다.

금통위 발표 이후 국내 증시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하다. 기준금리가 평소보다 크게 변동된 것은 일면 악재처럼 보이지만, 이미 빅스텝이 충분히 예상됐던 상황이라 드라마틱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예상됐던 악재를 선반영한 뒤 소화시킨 모습이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전일 대비 약 0.7%, 코스닥은 약 1% 상승한 상태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상은 이미 예상된 수준이지만, 여건에 따라 8월 빅스텝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 “긴축 속도가 빨라진다면 긴축의 끝도 빨리 도래하게 되므로 오히려 시장 입장에서는 낫다”고 정리했다.

국내 증시의 새로운 초점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9시30분으로 예정된 미국의 6월 CPI 발표에 맞춰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5월 CPI는 8.6%를 기록해 무려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까지 급락장이 연출됐다. 

일단 시장은 6월 CPI가 5월 수치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월 휘발유 가격이 휴가철을 앞두고 상승했기 때문이다. 로이터가 8.7%, 블룸버그가 8.8%, 심지어 UBS와 도이치뱅크는 9%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심지어 ‘6월 CPI가 10%를 넘겼다’는 가짜 보고서가 돌아다니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CPI 발표를 앞두고 미 증시에서도 경계 심리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라 결국 국내 증시의 초점도 당분간 미국의 상황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6월 CPI가 (예상보다 높은) 9%대를 기록할 경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경기침체 우려로 원자재 가격이 하향조정 된다는 점에서 8월 중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이 확인되면 증시 변동성 또한 완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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