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율 상단 10% 육박…'빚투‧영끌족' 부담 커질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시장금리도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상단이 곧 10%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족’들의 부담이 늘 것으로 관측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지난 13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빅스텝’ 나비효과가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에서 이자율이 영향을 주는 분야로는 빚을 내서 주식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율이 있다.

통상 증권사들은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합해 이자율을 산정하는데, 이미 최근 들어 이자율은 8~9%대에 달하고 있었던 터라 머지않아 빚투 이율 상단이 결국 10%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대형사들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 KB증권과 하나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1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조정했고 NH투자증권도 지난 5일 이 흐름에 동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9일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조정할 예정이다. 

한투의 경우 7일 이내 구간에서 신용거래융자를 쓰는 고객들의 이자율을 오히려 인하하는 정책을 전개해 눈길을 끌었다. VIP 고객이 한투의 온라인 주식거래 서비스 ‘뱅키스’를 이용하는 기준으로 7일 이내 구간은 4.7%에서 3.8%로 0.9% 인하된다. 그러나 15일 이내 구간과 30일 이내 구간의 이자율은 각각 7.3%, 8.8%에서 7.7%, 9.3%로 인상될 예정이다.

이번 인상조치로 인해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상단(180일 초과 구간)은 8.5~9.7%까지 올라 10%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은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못박는 부분이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율도 이 속도에 맞춰 함께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는 오르는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함께 인상하지 않으면 증권사들의 가산금리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면서 수익률이 즉시 감소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최근 들어 실적 악화로 고민하고 있는 증권업계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증권사들은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수수료 수익 격감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아직 이율을 조정하지 않은 몇몇 증권사들도 곧 인상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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