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달러 투자 결정…국내 금융사 최초 사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스페이스X가 글로벌 투자가 74곳으로부터 약 17억 달러(약 2조160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한 가운데 미래에셋그룹이 여기에 포함돼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의 외연 확장은 물론 미래에셋의 글로벌 위상도 한 층 더 격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 미래에셋그룹(사진)이 테슬라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에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증권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이 테슬라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측은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글로벌스페이스 투자조합에 1억 달러를 투자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미래에셋글로벌스페이스투자조합1호'를 결성하고 미래에셋증권이 약 1164억원을 출자하게 된다. 이로써 미래에셋은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 국내 첫 기관투자자가 됐다. 

아울러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미래에셋은 국내 초대형IB의 외연도 더욱 확장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미래에셋이 스페이스X 투자 기회를 잡은 데에는 탄탄한 자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은 작년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17조4000억원을 넘겼다.

아시아에서도 세 손가락에 꼽히는 자본력을 갖추게 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IB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해 고객 자산을 증대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번 스페이스X 투자 역시 이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스페이스X는 우주를 시야에 넣고 있는 글로벌 기업 중 가장 기술력이나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에 약 1000억 달러(약 129조원) 수준이었던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현재 1250억 달러(약 161조원) 규모를 기록해 최근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02년 설립 당시와 비교하면 기업가치가 4600배 넘게 폭증했다. 

한편 화성 탐사용 유인우주선 ‘스타십’을 개발한 스페이스X는 미래에 민간 우주관광 여행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며, 현재도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화물을 운송해주거나 위성을 우주로 올려주는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5월 한글과컴퓨터의 민간위성 ‘세종1호’ 역시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된 사례가 있다.

국내 증권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해외 유명 기관투자가들에만 주어졌던 우주산업 지분투자 기회를 국내 금융사 최초로 따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 지평 자체가 그만큼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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