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중심 수급에 큰 영향…"'저평가' 벗어날 가능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투자 비중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이들의 귀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주부터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외인 매수세가 조금씩 관찰되고 있으나 아직 낙관론을 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다.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투자 비중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이들의 귀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김상문 기자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인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경기침체 우려와 원·달러 환율 급등을 비롯한 복합적인 영향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에 계속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내 외국인보유 비율은 31.18%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 14일에는 30.74%까지 떨어져 기록해 연저점을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스피 내 외인 비중은 33.50% 수준이었다. 코스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말 외인 비중이 9% 아래로 떨어진 이후 계속 해서 8%대가 유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8일까지 3거래일 연속 외국인들이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인들은 627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국내 지수를 견인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000억원, 4221억원을 판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만 1조 300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특히 대형주 매수에 집중하며 시총 상위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이 사흘간 6937억원어치를 집중 매수하며 순식간에 6만1000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간밤 미국 증시에서 애플을 위시한 기술주들의 하락장이 펼쳐지며 이날 오전에는 2% 가까이 주가가 떨어진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증시를 비롯한 외인 투자자들의 영향을 얼마나 강하게 받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외국인이 3거래일 간 2475억원어치를 쓸어담으며 주가 10만원대를 회복했던 SK하이닉스의 흐름도 거의 유사하다. 이날 오전 SK하이닉스 주가는 1.5% 가까이 하락하며 다시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네이버‧카카오 역시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낙폭까지 비슷한 모습이다.

물론 이날 하루의 반락이 지속적으로 갈 것인지, 반등으로 가는 모멘텀이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를 크게 위축시켰던 여러 악재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대체로 견해가 일치한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긴축 속도를 늦추는 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외국인들의 복귀 흐름이 좀 더 뚜렷해져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달러대비 원화의 상대적 강세, 실적 전망 하향조정세 진정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코스피 저평가 매력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수급이 안정되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코스피가 극심한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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