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선수들도, 파울루 벤투 감독도, 축구팬들도 지난해 3월 일본에게 당한 참패를 잊지 못한다. 2021년 3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 친선경기에서 벤투호는 0-3 완패를 당했다. 1년 4개월이 지나 설욕의 기회가 왔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사실상 이번 대회 결승전이다. 한국은 중국, 홍콩을 잇따라 3-0으로 꺾고 2승을 올렸다. 일본은 홍콩을 6-0으로 대파했지만 중국과 0-0으로 비겨 1승1무를 기록했다.

   
▲ 벤투 감독이 일본전을 앞두고 대표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회 4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 유리한 상황이지만, 벤투 감독도 선수들도 무승부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본에 갚아야 할 빚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구성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요코하마 한일전 참패 당시 뛰었던 조현우(울산), 박지수(김천), 홍철(대구), 나상호(서울)와 벤치에 앉아 있었던 조영욱, 윤종규(이상 서울)는 이번 대표팀에도 참가해 설욕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한일전과 이번 한일전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지난해에는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안전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축구 한일전을 이벤트 성격으로 추진했던 단순 친선경기였다.

하지만 이번 한일전은 동아시안컵 우승 타이틀이 걸려 있다. 일본은 자국 개최 대회에서 우승 축포를 쏘고 싶을 것이고, 한국은 대회 4연속 우승으로 동아시아 축구 맹주의 위치를 확인하고자 한다.

11월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모두 라이벌전 승리로 기세를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벤투 감독은 홍콩전 승리 후 "일본을 이기고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며 일본을 상대로 설욕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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