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포함 차기 지도부 후보 11인 중 원외 후보 '0명'
선거 패배 책임...다양성 배제 전국정당 발돋움 의문 제기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새롭게 민주당’을 슬로건으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나섰다. 하지만 지도부 후보 전원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역 의원들로만 구성돼 쇄신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당 대표 후보를 포함해 지도부 후보 11명 중 9명(81%)이 수도권 현역 의원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쇄신을 통해 전국정당을 약속한 민주당이 내부 목소리에만 치중해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 민주당은 8·28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열고 후보군을 압축했다. 예비경선에는 원외 후보 7명을 포함한 총 25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컷오프를 통해 추려진 11인(당 대표 3명·최고위원 8명)중 원외 후보는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 더불어민주당은 7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를 열고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를 선출하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원외 후보들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이유에는 후보 개인 역량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원외 후보들은 현역 의원들과 비교 시 인지도가 낮음에도 ‘젊은 정치’를 강조하는 것 외 뚜렷한 경쟁력을 내세우지 못해 오히려 혁신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반면 원외 인사들은 이 같은 지적에 원외 후보들의 역량 부족은 당의 제도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한 원외 지역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이 원내를 중심으로 운영되어온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라며 “당 주요 직책도 주로 현역 의원들에게 주어져 원외 인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제도적으로도 원외 후보에게 상당히 불리하다”며 “예비경선 투표에서 중앙위원의 표가 70%의 비율로 반영되는데, 중앙위원 다수가 선출직으로 원내와 이해관계로 엮여있다”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원외 후보에게 가산점이 있는 것도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도 원외 인사들이 지속적으로 부진을 겪자, 전국정당으로 가기 위해선 원외 인사들에 대한 관심과 이들을 육성할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원외 후보들이 예비경선에서 전멸했음에도 불구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예비경선 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다양성이 잘 반영됐다. 아주 흥행하는 전당대회다” 등 원외 후보들의 부진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여 지도부부터 원외에 대한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당에서 원외 인사는 당심과 민심을 조율하는 중요한 창구로 평가된다. 국정 농단 사태로 침체기를 겪었던 국민의힘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또한 이준석 당 대표부터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까지 당연직인 원내대표를 제외한 지도부의 절반이 원외 인사로 꾸려져 당 내·외부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따라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로 연패의 늪에 빠졌던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원외 인사를 일회성 지명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육성 시스템을 통해 원외 인사들의 경쟁력을 키워 향후 당심과 민심의 창구로 지속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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