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부터 집중된 서울 등 수도권 폭우에 침수와 도로 통제 등 '전쟁터'
서울 경기서 사망자 7명과 실종 6명 발생...10일까지 푀고 350mm 더 올 듯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80년 만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
쏟아지면서 퇴근길 도로가 통제되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새벽 1시까지 중부지방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서울 381.5mm, 경기 광주 327.5mm, 경기 광명 319mm 등을 기록했다. 

피해가 컸던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은 전날 오후 9시까지 1시간동인 비가 136.5mm 내려 서울 지역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118.6mm, 1942년 8월 5일)를 80년 만에 갈아치웠다.  

   
▲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부터 쏟아진 폭우로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 7명, 실종 6명, 부상 9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 도로 통제·지하철 운행 중단…퇴근길 발 묶인 시민들

지난 8일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은 집중폭우로 도로가 마비되고, 지하철 운행이 멈췄다. 

동부간선도로는 서울 중랑천 수위 상승으로 인해 오후 6시 30분부터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이 전면 통제됐다. 오후 10시 부터는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신반포로, 여의대방로 등 더욱 많은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경기도에서는 일반도로 5곳, 하상도로 15곳, 세월교 24곳, 둔치주차장 30개소 등이 통제됐다. 

저지대가 많은 서울 강남 지역의 피해가 특히 컸다. 도로 한복판에 차가 잠겨 움직이지 못 했고, 바퀴가 물에 반쯤 잠겨 거북이 운행하는 차가 속출했다. 일부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됐다. 강남역 일대는 하수가 역류해 도로와 차도가 모두 물에 잠겼다. 

서울·경기 남부 지역을 관통하는 지하철의 피해도 속출했다. 이로 인해 자가용이나 버스, 택시를 포기하고 지하철로 이동한 시민들마저 발이 묶였다. 

2호선 삼성역, 사당역, 선릉역, 3호선 대치역, 7호선 상도역, 이수역, 광명사거리역은 누수로 인해 무정차 운행을 했고 서울 영등포역은 침수돼 1호선 하행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1호선 금천구청과 경인선 오류동역에서도 신호장애 오류, 침수 피해로 열차 지연 등 비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 침수·하수관 파손·정전…인명 피해까지 

서울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동대문구 제기동역 인근 보도에서는 전날 오후 가로 1m, 세로 50㎝, 깊이 60㎝ 싱크홀이 발생했다. 

양천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낙뢰로 인한 정전이 발생해 약 40분간 241세대가 전기를 쓰지 못했다. 

또 종로구 사직동의 주택가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인근 주민 3가구 5명이 대피했고, 중구 약수역 인근 공사장에서는 철제 가림판이 골목 방향으로 쓰러져 행인 1명이 부상을 입었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내 매장이 침수되고 삼성동 코엑스 내 도서관과 카페 매장이 누수되기도 했다. 

폭우가 이어지면서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9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서울·경기 사망자는 7명, 실종자는 6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동작구에서는 쓰러진 가로수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감전으로 추정된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발생한 이재민은 총 163명이다. 서울 동작구와 경기 광명시 등에서는 273명이 주민센터, 보건소 등으로 일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기 양주시 광백저수지에는 1명이 고립됐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연천군과 포천시에서도 각각 1명씩 고립됐다. 

◆수도권 집중호우 내일까지 최대 300mm 더 쏟아져

수도권을 중심으로 9일부터 오는 10일까지 더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서해상에서 비구름대가 계속 발달해 수도권으로 들어오고 있다. 

수도권은 오전 경기북부에 다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은 출근길 영서지역 중·남부를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예상된다. 

전날처럼 수도권과 강원에 최대 300mm 폭우가 다시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해 피해가 우려된다. 

정체전선 영향으로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 등에도 당분간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산사태 예보가 발령된 지역은 전국 47개 시·군이다. 

서울시(중구, 관악구), 인천시(남동구, 부평구), 경기도(부천시, 광명시, 군포시, 이천시, 여주시, 양평군), 강원도(춘천시, 원주시, 횡성군, 평창군) 14개 시군에는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서울시(양천구,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동작구, 서초구, 송파구), 인천시(미추홀구, 연수구, 부평구, 서구), 경기도(의정부시, 동두천시, 안산시, 고양시, 구리시, 시흥시, 의왕시, 하남시, 용인시, 파주시, 안성시, 김포시, 광주시, 양주시, 포천시, 연천군, 가평군), 강원도(홍천군, 정선군, 철원군), 충북(음성군), 충남(아산시) 33개 시군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도권 집중호우 상황에 맞춰 출근시간 조정을 적극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서울·인천·경기 소재 행정·공공기관 및 산하기관 단체에 대해 오전 11시 이후로 출근 시간을 조정하도록 했다. 

행안부는 이날 새벽 1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풍수해 위기 경보는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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