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충족 의료 수요' 높은 분야...시장 유망성 높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아토피, 류마티스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분야로 시장 유망성이 높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DWP213388'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 내부 면역체계가 정상 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질병이다. 이러한 환자 대부분에서 B세포와 T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 대웅제약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이 개발한 DWP213388은 경구용 합성신약으로, 일반적으로 B세포나 T세포 하남나 저해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두 세포를 동시에 저해하는 기전을 갖는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오는 4분기부터 시작되는 임상 1상에서는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적극적인 연구개발로 치료제가 없어 고통받고 있는 전세계 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7월 자가면역질환 신약 'LC510255'의 아토피 피부염 국내 2상을 승인받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LC510255는 과민성 면역기능 조절 단백질인 S1P1(스핑고신-1-인산 수용체-1)의 발현을 촉진시키는 먹는 후보물질이다.

LC510255에 대한 중국 권리를 보유한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도 올해 4월 이 후보물질로 아토피 치료에 대한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중국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승인 받은 바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중국 관련 권리를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에게 이전했다.

LG화학은 중국 임상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지역에서 LC510255의 아토피피부염 임상 2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 결과에 따라 임상 3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와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 2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결과를 종합해 LG화학은 미국 등에서, 트랜스테라는 중국에서 다국가 임상 3상을 동시에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 'HL161'을 개발 중이다. 현재 중증근무력증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탑라인 결과 도출, 분석 후 바이오 의약품 품목허가(BLA)를 제출할 예정이다. 회사는 HL161이 자가 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제라는 점에서 환자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K이노엔도 바이오 벤처 온코빅스와 손잡고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에 나섰다. 온코빅스는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후보물질 도출 및 합성연구를 수행하며, HK이노엔은 평가·검증과 상용화 연구를 수행한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 중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선보인 기업으로는 셀트리온이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램시마는 미국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다. 이 회사는 레미케이드를 정맥주사(IV) 형태의 ‘램시마IV’로 처음 바이오시밀러화한 데 이어 피하주사(SC)로 바이오베터화했다.

자가면역질환은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로 관련 치료제 개발을 향한 국내·외 기업들의 열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세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이 2025년1530억 달러(한화 약 2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자가면역질환은 체내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발현돼 발생하는 병으로 암에서부터 아토피피부염, 만성 두드러기, 류마티스관절염까지 의학적 수요가 매우 높다"며 "이러한 이유에서 개발을 완주할 경우 개발사의 시장 선점의 기회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